제1025장

그녀는 환생에 대한 일을 박창식에게 말할 수 없었다. “언제부터 이혼을 결심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며칠 뒤 할머니 건강이 조금 나아지면 난 한동안 세명시를 떠날 생각이야. 박창식 선생님한테도 이미 사직 의사를 전달했어.” 서하윤은 차마 차은우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어 고개를 푹 숙인 채 스테이크를 몇 입 먹고 나서야 천천히 대답했다. 차은우는 표정이 굳어졌다. 세명시를 떠난다고? 게다가 사직까지? 차은우는 서하윤을 예리한 눈빛으로 응시하며 마치 그녀의 눈 속에서 자신과 할머니를 향한 미련을 찾아내려는 듯했다. “그렇게까지 날 멀리하고 싶은 거야?”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그러자 서하윤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니야. 난 단 한 번도 은우 씨를 멀리하려고 한 적 없어.” “그럼 내가 너와 최한빈이 엮이는 걸 방해라도 할까 봐 그래?” 차은우가 날카롭게 말하자 서하윤은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은우 씨와의 이혼은 다른 누구와도 상관없어. 우리 둘은 처음부터 잘못된 선택을 한 거야. 만약 그때 내가 은우 씨한테 전화를 걸지 않았다면 아마 이런 상황은 없었을 거야. 모두 내 잘못이야.” 말을 마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난 배가 불러서... 먼저 집에 들어갈게. 내일... 가정법원에서 만나.” 차은우는 서하윤이 멀어지는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그녀가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된 후에야 천천히 시선을 거두었다. 한동안 머리를 숙이고 침묵하던 그는 바로 장민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하윤 요즘 누굴 만났는지 조사해 봐.” 장민호에게 명령한 후 그는 곧장 박창식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하지만 장민호가 서둘러 말했다. “회장님, 전화 끊기 전에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방금 알게 된 정보인데 제가 하정희를 감시하도록 보낸 사람이 말하길 회장님과 사모님이 출국하기 전 하정희는 성지현을 만났다고 합니다. 하정희는 요즘 주로 미용실을 가거나 백화점에서 쇼핑하며 대부분 세명시 상류층 사모님들과 어울릴 뿐 별다른 의심스러운 인물은 접촉하지 않았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