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9장
그녀의 머릿속은 여전히 어지러웠다.
한참 후 강서진은 음식을 다 만들어 주방에서 접시를 들고나오더니 TV에 나오는 한 중년 남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사람 너희 아빠랑 꽤 닮았다. 넌 어릴 때라 아빠 얼굴 기억 못 하지? 아무튼 네 오빠들도 이 사람이 네 아빠랑 많이 닮았다고 했어.”
“아빠랑 닮았다고요?”
서하윤은 TV에 시선을 돌렸다.
드라마가 방영 중이었는데 도시 배경의 로맨스인 듯했다.
그리고 중년 남자는 남녀 주인공 중 한 명의 아버지 역할인 것 같았는데 품격 있고 온화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보나 마나 젊었을 때 미남이었을 것이다.
“그래, 좀 닮았어. 특히 눈매가 그래. 지난번 내가 병원에 갔을 때 어떤 남자를 봤는데 너희 아빠랑 정말 비슷하더라.”
강서진이 담담히 말했다.
서하윤은 TV를 끄고 식탁으로 가 앉았다.
“이 세상엔 사람이 워낙 많으니까 서로 닮은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죠.”
“그렇지. 그래도 신기하긴 하더라고. 네 아빠가 아직 살아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너희가 이렇게 다 자라서 각자 잘 지내는 모습을 봤다면 정말 흐뭇해했을 텐데 말이야.”
강서진은 세상을 떠난 남편을 떠올리며 잠시 감상에 잠겼다.
특히 남편의 마지막 순간을 보지 못했던 것이 항상 마음에 큰 응어리로 남아 있었다.
가끔은 이상하게 남편이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남편이 살아 있다면 왜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는단 말인가?
세상에 가족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
강서진은 복잡한 생각을 거두고 눈앞의 딸을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엄마 솜씨 한번 봐봐. 요즘 바쁘다 보니 가끔 외식을 하기도 했거든. 그래도 손맛은 그대로일 거야.”
서하윤은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익숙한 음식들이 차려져 있자 젓가락을 들었다.
그것들은 하나같이 엄마의 맛이었다.
그녀는 음식을 한 입 먹더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엄마 음식은 역시 최고예요. 해외에 있는 동안 매일 엄마 음식이 생각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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