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7장
기 할아버지는 정정한 기세로 기묵비를 제지했다.
그는 흐뭇한 표정으로 소만리를 보고 그를 막고 있는 그녀를 만류하며 뒤에서 잡았다.
“할아버지, 싫어요.”
“걱정하지 마라.”
기 할아버지는 소만리를 위로했다. 그리고 증오에 눈이 먼 기묵비를 향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와서 보니 어쩔 수 없이 그 해의 진실을 너에게 말해야겠구나. 그렇지 않으면 넌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겠어.”
이 말을 들은 기묵비는 방아쇠를 잡은 손가락을 살짝 풀었다.
그 해의 진실?
소만리는 설마 그 해의 사고에 정말 다른 진실이 있다는 건지 의아해했다.
의외의 사고라면 달리 뭐가 있을 수가 있을까?
위청재는 유달리 깜짝 놀라며 말했다.
“진실? 설마 정말 아버님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기종영이 위청재의 말을 끊었다. 하지만 표정은 위청재와 마찬가지로 기 할아버지를 호기심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진실? 나를 속이려고 아무 핑계나 대는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기묵비는 속으로는 알고 싶어 안달이 났지만 여전히 의심을 가득 품고 말했다.
기 할아버지는 태연하게 기묵비의 의문에 가득 찬 눈빛을 맞으며 안타까운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확실한 것은 뜻밖의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인위적인 교통사고라는 거야.”
기 할아버지의 대답에 거기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 사람에 의해서 생긴 사고라니.
소만리는 시종일관 사고를 일으킨 사람이 할아버지가 아닐 것이라고 믿었다.
그녀가 예상했던 것을 지금 할아버지의 입으로 들었다. 할아버지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 해 기묵비 넌 천진난만한 아이였고, 널 아끼고 사랑하는 부모가 있었지. 가족은 화목하고 행복해 보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어.”
할아버지의 회고는 계속 이어졌다.
“내 부친은 늙어서 네 부친을 낳았기 때문에 네 부친에 대한 사랑이 지극정성이었지. 심지어 기 씨 그룹 전체를 네 부친에게 넘겨주겠다고 선언했지. 그러나 이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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