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장
”당신 다 들었어?”
고승겸은 빙빙 돌리지 않고 바로 물었다.
남연풍도 담담하게 입을 열어 물었다.
“이반이라는 사람 누구야? 당신 이 사람 만나서 뭘 하려고?”
고승겸의 차분한 눈빛이 남연풍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고 그는 아무 말도 없이 화장실로 향했다.
그가 해명할 뜻이 없는 것처럼 보이자 남연풍은 그의 뒷모습을 향해 차갑게 일갈했다.
“그래, 난 알 필요도 없는 사람이지. 난 자존심 없는 광대처럼 행동했었어. 그저 겸이 도련님의 지시나 따를 뿐이었지.”
고승겸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가 고개를 돌렸을 때 남연풍은 이미 물 잔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갔고 침실 문을 굳게 닫았다.
광대?
고승겸은 눈을 내리깔고 비웃음을 날렸다.
다음날 이른 아침.
남연풍은 일어나자마자 고승겸이 이미 외출한 사실을 알았다.
식탁 위에는 아침 식사가 놓여 있었다. 고승겸이 차려놓고 간 것이 분명했다.
식탁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2인분을 준비해 둔 것 같았다.
남연풍은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기여온을 바라보았다.
고승겸이 기여온을 위해 아침을 준비했단 말인가?
그는 고집이 세고 말투도 강경하지만 사실 마음속에는 여전히 선량한 면이 있었던 걸까?
남연풍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기여온을 데리고 얼굴과 손을 씻긴 뒤 기여온에게 아침 식사를 건넸다.
“여온아, 어서 먹어. 굶으면 안 돼.”
남연풍은 다정하게 미소를 지었다.
기여온은 고분고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귀여운 손을 내밀어 아침밥을 받았다.
남연풍이 아침 식사를 하는 기여온의 귀여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니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지며 가슴이 아려왔다.
남연풍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평평한 아랫배에 손이 갔다.
그녀와 고승겸의 아이도 무사히 세상에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남자아이였을까 아니면 여자아이였을까?
여자아이였으면 예쁘고 또렷하게 생겼겠지?
고승겸과 그녀의 외모가 출중했기 때문에 남연풍은 살짝 이런 생각도 해 보았다.
그런데...
아이는 이미 그녀를 떠난 지 오래였다. 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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