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장
기여온은 아직 어렸지만 자신에 대한 남연풍의 선의와 친절은 느낄 수 있었다.
남연풍은 거동이 불편했지만 기여온을 정성스럽게 화장실로 데리고 가서 간단하게 목욕을 시켰다.
기여온은 갈아입을 여분의 옷이 없었기 때문에 남연풍은 아이가 입고 있던 옷을 그대로 입혀야 했다.
남연풍은 기여온을 데리고 침실로 향했고 그때 고승겸이 갑자기 나타나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남연풍, 지금 뭐하는 거야?”
고승겸이 쌀쌀한 어조로 물으며 눈을 낮게 내리깔고 기여온을 노려보았다.
“내가 이 꼬맹이를 데려온 건 당신이 이 아이를 돌보라고 한 게 아니라구.”
남연풍은 못마땅한 듯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 고승겸의 눈을 마주 보았다.
“고승겸, 사람은 신용을 지켜야 돼. 내가 당신 말만 잘 들으면 이 아이는 괴롭히지 않겠다며? 당신이 그렇게 약속했으면 지켜야지.”
“내가 당신한테 약속한 건 잊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이 아이에게 음식을 가져다주고 목욕을 시키고 재워야 한다는 뜻은 아니야.”
“내가 좋아서 하는 거야.”
남연풍은 무심하게 대답하면서 고개를 돌려 기여온에게 손을 내밀었다.
“여온아, 언니랑 방에 들어가자. 오늘 밤에 우리 같이 잘까?”
기여온은 고승겸의 냉혹한 눈매를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다정하게 웃고 있는 남연풍의 얼굴에 천진난만한 시선을 떨어뜨렸다.
기여온은 작은 머리를 살며시 끄덕이며 고분고분하게 남연풍의 제안에 응했다.
남연풍은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며 기여온의 작은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갔다.
고승겸은 남연풍의 이런 행동이 탐탁치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남연풍에게 왜 이런 행동을 승낙한 것인지 갑자기 후회가 밀려왔다.
강자풍의 손에서 기여온을 납치해 올 계획을 주도면밀하게 세운 건 기모진에게 철저히 복수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은 뭐란 말인가?
그는 베란다로 나와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여 초조하게 담배연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 눈앞에 적막한 어둠을 마주하고 보니 갑자기 피식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