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장
아파트 현관 문은 단단히 잠겨 있었다.
아예 문도 열 수 없는데 어떻게 여온을 데리고 여길 나갈 수 있겠는가?
남연풍은 안타까운 듯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려 기여온을 바라보았다.
기여온이 눈을 깜빡이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연풍은 미소를 머금고 기여온을 부드럽게 바라보며 미안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미안해, 여온아. 언니가 지금은 널 집으로 보내줄 방법이 없어.”
남연풍이 말하는 뜻을 알아챈 기여온은 귀여운 미소를 지으며 마치 당신 잘못이 아니라는 듯 남연풍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참, 여온아. 엄마 아빠 핸드폰 번호 혹시 기억해? 언니가 여온이 엄마 아빠한테 전해하면 되는데.”
말하는 순간 남연풍은 기여온이 준 카드가 떠올랐다.
그 카드에는 기여온의 가족들 연락처가 있었다.
어젯밤 고승겸이 그 카드를 휴지통에 버렸다는 기억이 떠오른 남연풍은 이내 고개를 돌려 휴지통 옆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더럽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휴지통 속으로 손을 넣어 뒤적거려 보았다. 그러나 카드는 보이지 않았다.
역시 진작에 휴지통은 말끔히 처리되었던 것이다.
고승겸이 그렇게 치밀할 줄은 몰랐다.
하긴 그녀가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을 고승겸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까?
남연풍이 힘없이 휴지통을 내려놓는 순간 기여온이 작은 쪽지를 들고 남연풍 앞으로 다가왔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 쪽지를 받아든 남연풍은 눈이 동그래졌다.
그 쪽지에 전화번호가 적혀 있는 것이었다.
남연풍은 깜짝 놀라며 미소 지었다.
“여온이 정말 똑똑해!”
기여온은 입을 앙증맞게 앙다문 채 숨겨진 보석마냥 달콤한 보조개를 살짝 띄운 채 미소 지었다.
사실 기여온은 소만리와 기모진의 핸드폰 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
쪽지 위에 쓰인 전화번호는 사실 강자풍의 것이었다.
강자풍이 그동안 기여온에게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기억하라고 누누이 일러준 결과였다.
그는 언젠가 기여온이 길을 잃어버렸을 때 인적 사항을 적어 둔 카드도 없을 경우를 대비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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