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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2장

그러나 기모진의 얼굴에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그는 놀라지도 않고 그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남연풍은 완전한 해독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고 했어. 설령 그녀가 여기에 서 있다고 하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어.” “그래서 남연풍을 풀어주지 않은 거야?” 고승겸은 점차 인내심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이제 그만 가. 내 딸 휴식 방해하지 말고.” 기모진이 차갑게 그를 내몰았다. 고승겸은 분한 듯 입술을 오므렸다. 그는 큰 눈을 천진난만하게 깜짝이고 있는 기여온을 보고 시선을 소만리에 옮기며 입을 열었다. “기모진, 스스로 후회하는 짓 하지 마.” “내가 가장 후회하는 것은 그 독하고 악랄한 여자를 이제야 혼내준 거야.” 독하고 악랄한 여자. 이 말이 고승겸의 고막을 사정없이 때렸다. 고승겸은 더 이상 캐묻지 않고 싸늘한 표정으로 그 자리를 떠났다. 고승겸이 떠나자 소만리는 우선 놀란 기여온을 달래어 다시 재웠다. 기여온이 잠들자 소만리와 기모진은 서로 눈짓을 하며 병실 문밖으로 나왔다. “모진, 정말이야? 남연풍을 잡아둔 거야?” 소만리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물었다. 그녀는 이렇게 물으면서도 사실은 부정적인 대답을 듣고 싶었지만 기모진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았다. “맞아, 내가 그녀를 끌고 가서 가뒀어.” “모진...” 소만리는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녀는 기모진에게 남연풍을 풀어주라고 권하고 싶었다. 이유가 정당했다고 해도 수단이 정당하지 못하면 그건 결국 공명정대한 일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입을 떼기도 전에 기모진이 먼저 그녀의 말을 막아섰다. “소만리,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고 두 손으로 꼭 감쌌다. 긴장한 듯 그녀의 손을 꽉 쥔 그의 손에서 소만리는 그가 느끼는 불안과 초조를 느낄 수 있었다. “모진, 내가 걱정되는 거지? 그렇지? 그 독소가 마지막 단계에서 날 고통스럽게 만들까 봐 남연풍을 잡아서 해독제를 손에 넣으려고 한 거야?” 소만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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