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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9장

비가 내리던 밤이었다. 지금처럼 이렇게 건달들에게 둘러싸인 기묵비는 심한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었다. 초요는 우산을 쓰고 가서 그를 구했다. 초요는 기묵비를 안고 빗속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방금 눈앞을 스쳐 지나간 장면은 그녀에게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아니면 환상인지 잠시 헷갈렸다. 인기척을 듣고 뛰쳐나온 남사택은 먼 곳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두 실루엣을 보고 황급히 달려왔다. “초요!” 초요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고 온몸이 피로 물든 기묵비를 보고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뜬 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떨구고 있었다. “기묵비! 죽지 마!” 울부짖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이 느껴졌다. 남사택은 초요가 울부짖는 소리에 가슴이 불안하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초요의 곁으로 얼른 달려가 의식을 잃은 기묵비를 보고 즉시 전화를 걸어 구급차를 불렀다.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남사택은 기묵비에게 응급처치를 했다. 남사택이 응급조치를 하는 과정에서도 초요는 계속 넋이 나간 사람처럼 옆에 서 있었고 두 어린아이가 초요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녀는 완전히 혼수상태에 빠진 기묵비를 지켜보는데 여념이 없었다. 기묵비는 결국 병원으로 보내졌다. 흉기가 그의 가슴을 찔렸고 다행히 급소를 다치지는 않았지만 출혈이 너무 심했다. 기묵비에게 급히 수혈이 필요하다는 말에 초요가 먼저 나섰다. “의사 선생님, 저와 그 사람은 혈액형이 같으니 저 수혈할 수 있어요.” “혈액형이 같다고 바로 수혈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저 알아요. 내 피를 그 사람에게 줘도 된다는 사실을 전 잘 알고 있어요.” 초요의 의지는 매우 확고했고 눈빛도 결연했다. 남사택은 초요의 뒤에 서서 이런 초요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점점 더 가슴이 조여왔다. 그는 초요가 무사히 수혈을 할 수 있게끔 채혈실로 데리고 가서 채혈을 마치고 난 후 복도 의자에 앉아 기묵비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남사택은 끝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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