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8장
정처도 없이 한참을 걷던 기묵비는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눈앞의 모든 것이 회색으로 보였다.
그는 정말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이미 너무 늦어 있었다.
일단 일어난 일은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그는 지긋이 눈을 감았다. 끝없는 회한이 그의 가슴을 적시며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기묵비!”
갑자기 험악한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왔다.
기묵비가 눈을 뜨자 희뿌연 시야에 또 그 건달들이 몰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때 초요가 죽었다고 생각해서 초요를 위해 올바른 길을 가기로 결심한 그는 이전에 하던 사업을 모두 포기했었다.
하지만 그를 따르던 부하들은 반란을 일으켰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그들은 그를 끝까지 쫓아다녔다.
그도 그들의 습성을 알고 있었다.
한때는 호형호제하던 사람들이었지만 돈 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 세상에서 그를 위해 목숨도 버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온 마음을 다해 그를 사랑한 초요, 단 한 사람이었다.
“기묵비, 또 어디로 숨으려고?”
선두에 선 남자는 칼을 들고 기묵비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어차피 이제 이런 장사하고 싶지 않다면서 왜 형제들한테 좋은 길을 열어주지 않는 거야?”
“그 물건들, 지금 창고에서 썩고 있잖아. 그게 다 돈인데! 당신은 원하지 않는다지만 우리는 원한다고, 그 돈!”
“기묵비, 회사를 우리에게 넘길 마지막 기회를 줄게. 당신이 죽은 사람이나 계속 지키고 싶으면 그렇게 해. 그렇지만 우리가 부자가 되는 것을 방해하지는 마. 안 그러면 우리가 당신도 그 죽은 초요 옆에 같이 묻어줄 테니까!”
기묵비는 원래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이 아니었고 무감각한 사람에 가까웠지만 이 사람들이 죽은 초요 어쩌고저쩌고하는 말을 하자 갑자기 기묵비의 분노가 마음속에서 솟구쳐올랐다.
기묵비가 회사를 전혀 양도할 의사가 없자 칼을 쥔 그 세 명의 건달들은 일제히 기묵비를 향해 손을 쓰려고 달려들었다.
기묵비는 이미 온몸에 상처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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