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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장

경연이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를 끌어당기자 소만리는 반사적으로 튕겨져 나와 손을 뺐다. 경연의 당황한 모습을 보고 소만리는 비로소 자신의 반응이 다소 과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괜찮아요. 내가 좀 무례했어요.” 경연은 힘겹게 팔을 받치고 일어섰다. “당신이 나와의 일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고 당신 마음속에 사랑하는 유일한 남자가 기모진이라는 것도 잘 알아요. 이 일은 당신과 나 사이의 비밀이라고 생각하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거예요.” 소만리는 경연의 뜻을 알아들었고 그가 호의로 하는 말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터진 일 자신을 속여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의 양심을 속일 순 없다. 소만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 돌아섰다. 소만리는 먼저 기 씨 본가로 돌아왔다. 기모진은 집에 없었다. 그녀는 우선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고 이 일이 간단치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분명 다른 속셈이 있는 사람이 그와 경연에게 덫을 놓은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가 어떻게 멀쩡하게 있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었을 수 있을까? 그런데 의식을 잃은 그 시간 동안 정말 그녀와 경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소만리는 머리를 쥐어짜 보았지만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30분 넘게 샤워를 하고 난 후 소만리는 욕실을 나왔고 기모진이 언제 돌아왔는지 침대 옆에 앉아 무슨 서류 같은 걸 뒤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소만리는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면서도 마음이 찔려서 기모진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왜 지금 샤워했어?” 기모진은 소만리가 나오는 것을 보고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헤어드라이어를 가지러 갔다. “땀이 좀 나서 찝찝해서 우선 샤워 좀 했어.” 소만리는 핑계를 댔지만 말을 마치자마자 바로 후회했다. 그녀는 기모진에게 조금도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실제 상황 그대로를 말할 수는 없었다. 기모진은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소만리의 손을 잡고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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