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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장

”당신은 그를 우리 경연이라고 다정하게 불렀잖아.” 기모진의 이 말에 질투심이 짙게 깔려 있었다. 소만리는 당당하게 기모진의 눈을 마주 보았다. “그래. 내가 우리 경연이라고 했어. 왜냐하면 난 그 사람을 친한 친구처럼 생각했기 때문이야.” “그때는 소리 소문 없이 날 떠나 날 만나주지도 않고 그 사람한테 맡기더니. 당신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생각해 보기나 했어?” 이 말을 하는 동안 소만리는 눈시울을 붉히며 흐느꼈다. “당신이 없는 동안 그 사람은 줄곧 나와 우리 아이들을 돌봐주었어. 그 사람은 한 번도 나에게 그 어떤 보답도 요구하지 않았고 심지어 당신이 돌아온다면 나와 이혼 절차를 밟을 거라고 했어.” “모진, 경연은 우리의 적이 아니야. 제발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소만리가 기모진의 마음을 달래며 말했다. 남자는 그녀의 이 말을 듣자 그제야 눈꼬리와 눈썹에 가득 찬 차가움을 거두어 내었다. 그는 소만리를 품에서 풀어주며 다정하게 그녀를 껴안았다. “소만리, 만약 내가 예전과 같지 않아도 당신 날 여전히 사랑할 거야?” 소만리는 기모진이 여전히 좀 이상한 것 같았지만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에게 확답을 주었다. “당신이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 당신이 기모진이라면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아.” 이 말을 듣고 기모진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얼굴 가득히 미소를 지었다. ... 공원 안. 기란군은 기여온의 작은 손을 잡고 자갈길을 걷고 있었다. 기여온이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고 기란군은 길가에서 솜사탕을 사서 기여온을 즐겁게 해주려 했지만 기여온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절했다. 기여온은 돌아서서 벤치에 앉아 짧은 다리를 가볍게 흔들었고 그 작은 꼬마의 머릿속에서는 자신을 못 본 체하던 기모진의 모습이 계속 아른거렸다. 잘생긴 오빠, 날 싫어하는 건가? 내가 안 예쁜가? 그녀는 이 생각 저 생각 해 보았지만 생각할수록 괴로웠다. 기란군이 기여온을 위로하려고 하는 찰나 갑자기 공 하나가 날아와 기여온의 다리를 맞추었다. 기여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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