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5황자조차 매번 그녀를 부를 때면 늘 ‘옹주’라고만 불렀지 단 한 번도 ‘어머님’이라 부른 적은 없었다.
여정 옹주는 애잔한 눈빛으로 남궁철을 바라봤지만 남궁철은 지금 그녀의 속마음엔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남궁철 역시 너무 놀란 상태였다.
‘말도 안 돼. 분명히 내가 사람을 시켜 그 출렁다리를 끊어놓았는데.’
그렇게 되면 남궁진은 큰길로 돌아올 수밖에 없고 아무리 서둘러도 이 짧은 시간 안에 조씨 저택까지 도착할 리가 없었다.
‘날개라도 돋아 날아오지 않는 이상, 어떻게 이게 가능하단 말인가! 게다가 분명 진왕비를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 천 부인에게는 어찌 그리도 공손한 태도란 말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눈에 질투심이 활활 타오르는 채 조아람은 손가락을 꼭 움켜쥐었다.
남궁진의 이번 행동은 조경선에게 온 관심을 다 몰아줬다.
‘오늘을 기점으로 밖에서는 자신들이 누구보다 금실 좋은 부부라고 떠들어대겠지. 왜 조경선이 모든 시선을 가져가야 하는 거야? 아버지의 눈빛마저 유독 다정하게 느껴지잖아. 도대체 왜!’
하지만 이 순간 조경선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위 아예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온통 남궁진에게 고정돼 있었고 스스로도 그 눈길이 얼마나 깊은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남궁진은 그녀의 이런 조금은 수줍고 엉뚱한 표정을 처음 보는 듯해 미소 지으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왕비는 왜 그렇게 날 바라보는가. 눈동자가 꿈쩍도 안 하는구먼.”
조경선은 그의 말에 얼굴이 붉어졌고 어색하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전하는 참, 때맞춰 나타나는 재주는 있으시네요. 혹시 일찍 오면 손해 볼까 봐 일부러 늦게 오신 겁니까?”
“그건 왕비가 모르는 소리. 난 일부러 마지막에 등장한 거요. 그게 가장 눈에 띄니까. 왕비에게 조금이나마 체면을 세워주려고 말이오.”
조경선은 살짝 눈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입으로는 끝내 인정하지 않았다.
“누가 체면 세워달랬어요. 전 전혀 바란 적 없는데요?”
“왕비는 거짓말을 너무 쉽게 하는군.”
남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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