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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남궁진은 좌탁에 있던 과일을 들어 그녀의 머리에 올려놓고 벽을 가리켰다. “저기 가서 서보시오.” “뭐 하시는 겁니까?” “가보면 알 것이오. 그러니 자꾸 묻지 말고 가보시오.” 조경선은 의아한 얼굴로 걸어갔다. 남궁진은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어느새 활을 들고 있었고 그녀를 향해 겨누었다. “왕비가 연습하라고 하지 않았소. 내가 철이한테 처참하게 패할 거라면서 말이오.” 조경선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남궁진이 유치해도 너무 유치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허리에 손을 올려 제자리에 멈춰 섰다. “네. 해보시지요. 소첩이 똑똑히 지켜보겠습니다.” 남궁진은 그저 활을 쏘는 것이 재미없다고 생각했다. 품에서 천을 하나 꺼낸 그는 두 눈을 가려버렸다. 그러자 조경선은 당황하고 말았다. “미치셨습니까! 소첩을 죽이고 원비를 정실로 만들고 싶으신 겁니까!” “시끄럽소.” 남궁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활을 당기던 손을 내렸다. 가느다란 화살이 빠르게 그의 화살을 벗어나 정확히 사과에 박혔다. 지켜보던 남궁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소 혼내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 “진아, 다음에도 이런 무모한 짓을 하면 안 된다.” 남궁선은 보기 드문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던지라 남궁진은 조금 당황하고 말았다. 벽에 기대어 안색이 파리해진 조경선을 힐끗 보더니 이내 웃으며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을 믿어도 너무 믿었다. 절대 뜻밖의 사고는 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만약 손이 조금이라도 엇나가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정말로 위험한 사고가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남궁진은 입술을 틀어 물었다. “알겠습니다, 형님. 형님께서는 진왕비를 진심으로 걱정하셨나 봅니다.” “당연하지 않으냐. 진왕비는 내 의원이지 않으냐.” 남궁선이 담담하게 말했다. “모든 환자는 자신을 치료해주는 의원에게 관심이 많단다.” “진심으로 환자로서 의원에게 관심을 보이시는 겁니까?” 남궁진의 뜬금없는 질문에 남궁선은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는 눈길로 그를 보았다. 조경선은 두 사람이 남몰래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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