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조경선은 남궁진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표정이 다소 엄숙해졌다. 남궁진은 그녀와 아주 가까이 있었다. 일부러 농담 섞인 어투로 진지하게 물었다.
“내가 기괴한 병에 걸린 것은 아니오?”
“그렇겠네요.”
조경선은 확신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병에 걸리셨네요. 어떤 병이신지는 아시는지요?”
“어떤 병이오?”
“마음에 생긴 병입니다. 전하의 애첩이 전하의 몸에 현혹충을 심어두어 전하의 마음을 조종하고 있는 것이지요. 만약 전하가 애첩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으시게 된다면 그 현혹충은 전하를 갉아먹으려고 할 것입니다.”
조경선은 아주 진지하게 말했지만 남궁진은 그녀가 질투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으로 여기며 입꼬리를 올려 웃어버렸다.
“세상에 그런 병이 어디 있단 말이오. 내가 원비만 찾으니까 괜히 심통이 나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오.”
“하아, 믿지 않으시는 것 같으니 그렇다고 해두지요.”
조경선은 자조적으로 말했다.
“애당초 말씀을 드려도 소용이 없음을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말을 더 해봤자 화만 날 뿐이다.
다리에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눈치챈 그녀는 고개를 돌려 다리를 보다가 다시 그를 보았다.
“고역을 발라주신 겁니까? 갑자기 왜 소첩에게 잘해주시는 겁니까?”
“오늘 일은 내 잘못이지 않소. 그래서...”
조경선은 이번에는 정말로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어머나, 전하께서 잘못을 인정하다니요. 소첩이 잘못 들은 것은 아니겠지요?”
“그만하여라!”
체면이 신경 쓰였던 남궁진은 몸을 돌려 가버렸다. 그러더니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내가 보기엔 그 일은 아직 끝난 것 같지 않소. 그러니 왕비도 조심하는 것이 좋겠소. 너무 나서는 것도 해가 되오.”
“흐음? 전하께서 지금 소첩을 걱정해주시는 것인지요?”
“당연히 아니지.”
그는 소매를 펄럭이며 이 한 마디를 남기고 가버렸다.
“난 왕비 때문에 나까지 귀찮아질 것 같아서 하는 말이오.”
...
같은 시각 황궁에서 악몽을 꾼 누군가가 눈을 번쩍 떴다.
의빈은 이마에 흐른 식은땀을 닦으며 문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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