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조경선은 그런 의빈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얼른 아랫사람을 시켜 깨끗한 천을 많이 가져오라고 명령한 후 커다랗게 부어오른 상처를 있는 힘껏 눌러 짰다. 그러자 안에서 고름이 잔뜩 흘러나와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이 놀란 가슴을 달래고 있었다.
칠황자는 아마도 아픈 것인지 무의식적으로 앓는 소리를 냈지만 눈을 뜨지는 못했다. 조경선은 멈추지 않고 벌에 쏘여 부어오른 상처들을 전부 꽉 눌러 짜버렸다. 시녀가 가져온 천에는 어느새 핏물이 가득 물었다.
남궁한의 안색은 전보다 더 좋지 못했다. 놀란 의빈은 안색이 창백해졌고 눈물을 뚝뚝 흘려냈다.
“아이고, 우리 한이. 왜 이렇게 된 것이냐. 왕비, 정말로 치료할 줄 아는 겁니까?!”
조경선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하인에게 명령했다.
“가서 조각수를 담아 가져오거라. 그 조각수로 상처를 몇 번 닦아야 하니 많이 가져오거라.”
곧이어 그녀는 또 하인을 시켜 상처에 바를 박하잎과 대청엽을 으깬 즙을 가져오라고 했다. 이 모든 것을 끝내고 나니 남궁한은 여전히 아픈 듯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
“몸은 어떠십니까?”
조경선은 그에게 상태를 물으며 이마에 손을 올려보았다.
“아직 열이 있습니다. 차가운 물에 담근 수건이라면 열을 내릴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눈을 떴으니 이젠 무사하다는 거지요.”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에 지켜보던 사람들도 저마다 마음이 놓였다. 조경선의 의술을 믿지 못했던 의빈은 조금 멋쩍은 얼굴로 조경선을 힐끗 보았다.
조경선은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이고 칠황자의 몸에 코를 가져다 댄 후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칠황자에게는 향낭이 없었지만 옷에서 봉미초 향기가 은은하게 났다.
만약 코에 집중하고 냄새를 맡지 않았더라면, 코가 예민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아무도 이 향기를 맡지 못했을 것이다. 다만 그녀는 아무 일도 없는 척 태연하게 넘어갔다. 이미 짐작 가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륭제는 눈을 뜬 남궁한을 보더니 사람들에게 남궁한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처소로 돌아가라고 했다. 하지만 조경선은 일부러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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