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남궁진은 답답한 목소리로 말했다. “의원이 아픈 환자를 돌보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그러하옵니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그토록 많은 의원이 셋째 오라버님을 진료하였으나 마음을 열게 하지 못하였는데, 만약 왕비께서 그를 어둠에서 벗어나게 하실 수 있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것이옵니다.” 남궁진은 미간을 찌푸렸고, 선원주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전하께서는 어찌 심려가 깊으신 듯하옵니까? 무슨 일이 있으셨사옵니까?” “아무것도 아니다." “낙향각으로 돌아가서 쉬도록 해라.” 조경선은 남궁선을 정원으로 돌려보낸 후 석조각으로 돌아왔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남궁진이 자신의 침상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곁에는 홍난과 초연이 불안한 표정으로 서 있었고, 이 분이 어찌하여 오늘 이곳에 나타났는지 모르는 눈치였다. “전하께서는 쉬지 않으시고 어찌 제 처소에 오셨사옵니까?” 조경선은 매우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남궁진은 기분 나쁜 듯 그녀를 쏘아보았다. “이곳은 나의 왕부인데, 내가 어디를 가든 네 허락이 필요하겠느냐?” 그녀는 "오"하고 대답하며 개의치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였다. “편하신 대로 하시옵소서.” 조경선은 손짓하여 시녀들을 물리고 그의 곁에 가서 앉았다. “무슨 일이시옵니까?” “나의 약을 갈아다오.” “약은 전하의 정원에 있는 하인들에게 주지 않았사옵니까?” 조경선은 투덜거리며 말했다. 남궁진은 그녀를 흘끔 보았다. “내일 입궁해야 하지 않느냐.” “만약 하인들이 손이 거칠어 나를 다치게 하면 어찌하겠느냐?” 그녀는 입술을 삐죽였다. “예, 예. 전하께서 가장 귀하시지요.” 조경선은 몸을 숙여 그의 옷을 풀고, 붕대를 풀어 이전의 연고를 천천히 닦아낸 후, 새것을 꺼내 붙였다. 이런 동작을 할 때, 그녀는 살며시 고개를 숙이고 눈꺼풀을 내리깔았는데, 가늘고 긴 속눈썹이 떨릴 때, 마치 그의 심장을 스치는 듯하여 간지럽게 만들었다. 이 느낌은 실로 너무 이상하였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주의사항을 말하려 할 때, 남궁진이 자신을 뚫어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