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그러하옵니다. 적어도 다섯 명, 많으면 열 명이옵니다. 이미 월왕 전하께 고하였으니, 그들을 찾아낼 수 있을지는 전하의 역량에 달렸사옵니다.”
남궁진이 매서운 눈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
“조경선, 네 의술은 도대체 어디서 연마한 것이냐? 강 의원과 함께 의서를 들먹이며 과인을 기만하려 들지 마라!”
조경선이 입술을 비죽였다.
“어린 시절, 신선과 같은 노인께서 조씨 가문의 정원에 은밀히 찾아오시곤 하셨사옵니다. 소첩이 영특하여 그분의 운명적인 제자라 칭하시며, 때때로 의술을 가르치셨으니, 자라면서 자연스레 병을 진찰할 수 있게 되었나이다.”
“또 허언이로구나.” 그의 눈빛은 싸늘하게 식어갔다.
그녀가 볼멘소리로 답했다.
“믿으시든, 믿지 않으시든 전하의 뜻대로 하십시오!”
그가 퉁명스럽게 말을 이었다.
“어쨌든, 네가 월왕을 치유할 수 있다면, 본 왕은 너와의 묵은 앙금을 씻어내고 네 이전의 경거망동과 어리석음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
조경선이 다소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전하께서 월왕 전하의 쾌유를 이토록 간절히 바라시다니 뜻밖이옵니다. 허나 그분께서 완쾌되시면 분명 태자의 자리로 돌아가실 텐데, 동궁의 자리를 염원하시는 전하께서는 혹 아쉬움은 없으신지요?”
“무엄하다!” 남궁진이 그녀를 노려보았으나, 그 눈빛에는 진정한 분노가 담겨있지 않았다.
“아쉬울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 태자의 자리는 본래 그의 것이었다. 이미 가혹한 시련을 겪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혹하지 않았더냐?”
조경선은 오히려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하의 마음가짐이 올바르시니 다행이옵니다. 부디 전하의 소심한 오라버니처럼 매일 헛된 욕심을 품지 마시옵소서. 분수를 알고 만족하는 것이 최선이옵니다.”
남궁진은 문득 얼마 전 식사 자리에서 선원주가 술기운을 빌려 은밀히 속삭였던 말이 떠올랐다.
'전하, 지금 태자의 자리가 비어 있는데, 혹 그 자리를 탐내고 계시지는 않으신지요?'
남궁진은 그때 그 말을 듣고 내심 불쾌했지만, 애써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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