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화
이윽고 월왕부 관사가 뛰어나와 조경선을 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잠시 멈칫하던 그는 이내 공손히 예를 올렸다.
“사 왕비 마마, 뵙니다!”
조경선이 가볍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
“면례하시오. 관사, 삼 왕 전하께 아뢰어 주시오. 소첩이 황후 마마의 명을 받들어 전하의 진찰을 위해 왔다고.”
관사는 뜻밖이라는 듯 놀란 표정을 지었다.
황후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실 조경선 또한 당시 그 말을 듣고 매우 놀랐었다.
태자가 누구에게 해를 입었는지는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였고, 궁중의 그 어떤 황자와 그 배후 세력도 원흉일 가능성이 있었다.
남궁진은 넷째 황자로서 당연히 용의선상에 올라 있는 인물 중 하나였다.
그런데 황후는 그녀, 즉 넷째 왕자비를 보내 자기 아들을 돕게 하다니.
이는 진정으로 속수무책인 심정으로, 죽은 말이나 다름없는 아들을 살려보려는 듯했다.
관사는 침전으로 급히 들어가 아뢰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난처한 표정으로 되돌아 나와 읍하며 말했다.
“사 왕자비 마마, 삼 왕 전하께서 자신의 병은 스스로 잘 알고 계시니 신선이 온다 한들 구할 수 없다고 하시며, 부디 수고롭게 생각지 마시고 돌아가시라 하셨습니다.”
조경선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물러서지 않았다.
“소첩이 황후 마마의 봉조를 받아 왔는데도 삼 왕 전하께서는 끝내 소첩을 만나주시지 않겠다는 것이옵니까? 다른 의원들의 결론은 상관없습니다. 소첩은 오직 소첩 자신만을 믿을 뿐입니다.”
사 왕비의 평판이 좋지 않다는 것은 경도 사람들이라면 모두 아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눈앞의 여인은 강인하고 날카로워 함부로 가볍게 볼 수 없는 기세를 풍겼다.
관사는 의외라는 듯 그녀를 다시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침전 안으로 들어가 아뢰었고, 그제야 조경선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삼 왕 전하께서 왕비 마마를 안으로 모시라 하셨습니다.”
방 안은 햇볕이 좀처럼 들지 않는 듯했다.
진열된 물건들은 화려했지만, 방은 어둡고 음습한 기운이 감돌았다.
조경선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관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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