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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남궁진은 싸늘한 눈빛을 번뜩이며 조경선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듯 가볍게 두드리고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명했다. “셋을 셀 때까지 고삐를 놓지 마라.” 조경선은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밧줄을 움켜쥐듯 꽉 잡았다. 남궁진이 나지막이 셋을 세자, 굳게 다문 입술 사이로 차가운 숨결이 흘러나왔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 말의 엉덩이를 힘껏 걷어찼고, 순식간에 백마는 쏜살같이 바람을 가르며 내달렸다. 조경선은 저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 매서운 바람결에 흩날리는 흰옷 자락과 섬광처럼 번뜩이는 차가운 검광만이 아른거릴 뿐, 그의 표정은 쉬이 가늠할 수 없었다. 남궁진은 세 명의 자객을 상대로 홀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조경선은 굳게 이를 악물고 고삐를 잡아당기며 말을 몰아 진왕부를 향해 질주했다. 다행히 더 이상 그림자처럼 쫓아오는 자는 없었다. 진왕부 정문에 다다르자, 조경선은 말에서 채 내릴 겨를도 없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사람을 불러라! 어서 진왕 전하를 구하러 가야 한다!” 진왕부의 호위무사들은 조경선의 절박한 외침에 잠에서 깨어난 듯 우르르 몰려나왔고, 그녀의 간략한 설명에 일제히 검을 빼어 들고 쏜살같이 달려갔다. 조금 전의 격렬했던 싸움의 잔상이 가시지 않은 듯, 그녀의 등줄기는 식은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다리는 풀린 듯 후들거렸다. 초연과 홍난이 황급히 달려와 그녀를 부축하며 방으로 데려가려 했지만, 조경선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나는 여기서 소식을 기다리겠다.” 그녀는 초조한 듯 발을 동동 구르며 숨 막히는 시간을 보낸 끝에, 저 멀리 밖에서 다급한 말발굽 소리가 점차 가까워지는 것을 들었다. 누군가가 절박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강 의원을 모셔 와라! 전하께서 상처를 입으셨다!” 조경선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끌어올린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다음 순간, 남궁진이 굳은 표정의 호위무사들에게 부축받으며 힘겹게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복부를 깊숙이 베인 듯, 그의 깨끗한 흰 도포는 걷잡을 수 없이 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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