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말을 마치고 나서야 불현듯 이상한 감각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조경선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남궁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전하께서는 어찌 오셨나요?”
잠시 후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깨달은 듯 혼잣말을 흘렸다.
“필시 나를 꾸짖으러 오신 것이겠지.”
남궁진이 불쾌한 기색을 얼굴에 드러내며 단정한 자세로 자리에 앉았다. 그의 차가운 눈빛이 방 안을 스쳐 지나갔다.
“본 왕이 언제 너를 꾸짖겠다 했느냐?”
“꾸짖지 않으시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겠사옵니까? 전하의 마음을 차지한 분을 벌하였으니, 이미 혼날 각오를 하고 있었사옵니다.”
그의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구름처럼 스쳐 지나갔고, 그는 매끄럽게 화제를 돌렸다.
“이 아이가 어찌 이 지경이 되었느냐?”
“장정 몇이 함께 주먹질과 발길질을 가했으니 아직 숨이 붙어있는 것만도 다행이 아닌가요.”
그녀가 조심스럽게 아이의 옷자락을 살짝 들추자, 온몸이 시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자줏빛과 검푸른 멍이 앙상한 갈비뼈 위로 참혹하게 퍼져 있었다.
남궁진은 숨이 막힐 듯한 느낌에 더 이상 보지 못하였다.
그의 턱 근육이 굳어졌다.
홍난이 끈을 찾아 조경선에게 건네며 조심스레 남궁진을 살폈다.
그녀의 눈빛에는 불안이 서려 있었다.
“전하, 왕비 마마께서는 원비 마마를 일부러 벌하신 것이 아니옵니다. 순간 급한 마음에 그리하신 것이니, 왕비 마마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초연도 땅에 머리를 조아리며 따라 말했다.
“그렇사옵니다, 전하. 왕비 마마께서는 정말 아이가 안타까워서 그러셨을 뿐, 원비 마마를 괴롭히려 하신 것이 아니옵니다. 왕비 마마께서는 오늘도 두통을 호소하셨사오니, 벌을 견디기 어려우실 것이옵니다. 전하께서 꼭 벌을 주시려거든 저희를 벌하여 주시옵소서.”
화를 내는 게 마땅했다.
이 여인이 선원주에게 그토록 큰 수모를 안겼으니, 선원주를 위해 꾸짖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남궁진의 입에 올라온 말은 뜻밖에도 이러했다.
“너희들은 정말 본 왕을 호랑이처럼 여기는구나. 본 왕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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