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조경선이 엄지손가락으로 입가에 맺힌 핏자국을 닦아냈다.
이때의 조경선은 날카로운 가시 같은 기세를 거두고 아주 평온해 보였다.
그녀의 눈빛과 표정은 모두 담담했으나, 이런 냉정함이 남궁진의 눈에는 더욱 거슬렸고 마치 무언의 비난처럼 느껴졌다.
남궁진은 문득 약간의 후회가 들었고 가슴이 찔리는 듯했지만, 조경선 앞에서는 결코 한마디의 사과의 말조차도 꺼낼 수가 없었다.
그가 간신히 한 마디를 내뱉었다.
“본 왕은...”
“홍난아.”
조경선이 밖에 있는 시녀를 불렀다.
홍난은 안에서 나는 소란을 듣고 이미 겁에 질려 있었는데,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급히 뛰어 들어왔고, 조경선의 얼굴을 보자마자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왕비 마마, 얼굴이 어찌 이리되셨습니까?”
조경선이 손으로 얼굴을 만지며 자조적으로 웃었다.
“별일 아니다. 이미 익숙해졌다.”
그녀가 익숙해졌다고 말하다니?
남궁진은 갑자기 가슴이 찌르듯 아파졌다.
그것은 그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고, 무척이나 괴로웠다.
“본궁은 피곤하니, 손님을 모셔드리도록 하라.”
조경선은 더 이상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홍난에게 한마디 지시하고는 규방으로 돌아갔다.
강헌도 화가 나서 약간 의기소침하게 일어나 그녀를 따라갔다.
“소인이 왕비 마마께 약을 발라 드리겠사옵니다.”
남궁진이 제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자, 동원이 참지 못하고 일러주었다.
“전하, 원비께 고양이를 돌려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영이는 “원비”라는 두 글자를 듣자 거부하듯 꼬리를 세웠다.
남궁진은 잠시 놀란 듯 영이를 바라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원비에게 돌려주거라. 본 왕은 다른 일이 있어 가지 않겠다.”
“예, 알겠습니다.”
조경선은 강헌이 오는 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오늘 당신이 오늘 재빨랐네요.”
“왕비 마마, 부디 전하를 원망하지 마소서. 비록 소인도 전하께서 마마께 손을 대신 것에 화가 납니다만 이는 분명 고의는 아니었습니다. 전하께선 이 며칠간 정신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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