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조경선이 긴장된 표정으로 일어나 물어보려 하는 순간, 예고 없는 따귀가 그녀의 옥빛 얼굴에 세차게 날아왔다. 그 충격이 너무나 강렬하여 그녀의 붉은 입가에서 곧바로 선명한 피가 흘러내렸다. “왕비 마마!” 강헌이 놀라 두 눈을 크게 뜨며 외쳤고, 남궁진이 분노에 찬 눈빛으로 그를 향해 소리쳤다. “무릎 꿇으라!” 그는 감히 어길 수 없어 머뭇거림 없이 순순히 무릎을 꿇었다. “야옹.” 침묵이 감돈 방 안에서 갑작스럽게 고양이 울음소리가 흘러나왔고, 강헌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찌 된 일인가, 설마 영이가 전하께 발각된 것인가? 식은땀이 그의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강헌아, 네가 너무 실망스럽구나. 감히 이 여인과 함께 본왕을 속이려 들다니? 영이가 원비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느냐? 그런데도 몰래 고양이를 집에 숨기다니, 정말 무모하기 그지없도다!” “전하께서 어찌 아셨사옵니까?” 강헌이 당혹감에 어깨를 움츠리며 불복하듯 물었다. 동원이 그를 향해 동정 어린 눈빛을 보내며 마음 아파하는 목소리로 일러주었다. “원비 처소의 호위무사가 아까 당신 머리에 고양이 털이 붙어 있는 걸 보고 고한 거요.” 강헌은 말없이 조경선을 바라보며 어찌할 바를 몰라 했고 두 눈에는 막막함이 가득했다. 그들의 은밀한 눈빛 교환이 남궁진의 분노를 더욱 치솟게 했고, 이내 천둥 같은 기세로 발을 들어 조경선을 무자비하게 걷어찼다. 그녀의 가녀린 몸이 휘청거리며 차가운 바닥에 쓰러졌고, 백옥 같은 손가락이 그의 단단한 발아래 무참히 짓밟혔다. “아!” 조경선이 가볍게 신음하며 고통에 눈썹을 찌푸린 채 그를 원망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렇습니다. 이 일은 제가 강헌을 협박해서 시킨 것이고 사실 그와는 관계없으니 전하께서 책임을 물으시려거든 저 하나만 문책하시옵소서.” “왕비 마마, 어찌 이것이 마마 한 분의 책임이겠습니까? 분명히...” “입 다물어라!” 그녀가 매서운 눈빛으로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남궁진이 분노에 일그러진 얼굴로 발에 더욱 힘을 주자 조경선의 손가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