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문밖에서 엿듣던 시녀는 다름 아닌 선원주의 곁을 시중드는 명희였다.
원래 선원주는 자신의 사람을 이 일에 개입시킬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사라진 것은 다름 아닌 진왕부의 전하와 왕비.
만약 다른 이들이 소란을 피우며 찾기 시작한다면 그야말로 좋지 않은 꼴이 될 터였다.
자칫하다 황제가 남궁철을 의심하기라도 하면 상황이 난처해질 것이니, 차라리 진왕부의 시녀가 우연히 발견한 모양새를 만드는 편이 훨씬 더 믿음을 줄 수 있었다.
마침 선원주 곁에 있던 또 다른 부인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명희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허둥지둥 뛰어오는 것을 보았다.
선원주는 다소 꾸짖는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밖에서 어찌 이리도 경망스럽게 구느냐? 조심하지 않으면 넘어질 수도 있지 않느냐. 왕비의 거처를 살피고 오라 했는데 대체 왜 이리 호들갑이더냐?”
“마마, 큰일났습니다! 왕비 마마께서, 왕비 마마께서 후원에서 사내와 몸을 섞고 계셨습니다! 방 안에서 내내 요란한 소리가 났고 왕비 마마께서도 연신 가쁜 숨을 내쉬며...! 저도 모르게 듣고는 기겁을 하였나이다.”
명희의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직접 남궁진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사람들의 상상을 부추겼다.
순식간에 진왕부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던 이들까지 그 말을 듣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왕비가, 그것도 동생의 혼례연에서 한낱 사내와 그런 짓을 저지르다니!
황제와 황후, 그리고 란비마마께서도 아직 자리를 뜨지 않았거늘, 진왕비가 실성한 것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런 망령된 짓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선원주는 입을 틀어막으며 충격을 받은 듯 속삭였다.
“그것이 참된 말이란 말이냐? 혹여 사람을 잘못 본 것은 아니고?”
“결코 착각할 리 없나이다! 왕비 마마의 음성만큼은 절대 헷갈릴 수 없습니다. 게다가 방금 전에도 부내의 시녀에게 확인하였더니 확실히 왕비 마마께서 그 방에서 주무셨다고 하덥니다.”
쨍그랑!
선원주의 손에서 잔이 미끄러지며 바닥에 떨어졌다. 순식간에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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