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곧 남궁철과 조씨 가문의 둘째 딸이 혼례를 올리는 날이 다가왔다. 조씨 가문은 연이어 두 명의 왕비를 배출하며 위세를 떨쳤고 그 위용은 더욱 드높아졌다. 예법에 따라 남궁진 또한 조경선과 선원주를 대동하여 진왕부로 향했다.
남궁철이 정비를 맞아들이는 자리인 만큼 이번 혼례는 실로 성대한 위용을 자랑했다. 예식이 거행될 즈음, 황제와 황후는 물론 란비까지 직접 진왕부에 행차하였다. 조경선은 이미 란비가 궁중에서 가장 총애받는 후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막상 눈앞에서 마주하자 속으로 은근한 위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황제와 황후는 황자 대례에 걸맞게 명황색 곤룡포와 금봉황이 수놓인 예복을 입고 있어 한층 더 위엄을 자아냈다. 그러나 란비는 달랐다. 그녀는 붉은 마노빛 예복을 입고 있었으며 옷자락에는 백조와 꽃무리가 정교하게 수놓여 있어 그 화려함이 눈부실 정도였다. 그러나 사람들의 시선을 더욱 사로잡은 것은 그녀가 목에 걸고 있던 ‘경주’였다.
조경선은 안성 왕조에서 경주의 착용이 엄격한 규율 아래 관리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다. 수많은 경주 중에서도 특히 ‘이주’가 가장 귀한 보물로 여겨졌다. 이주는 일광과 월광 아래서 전혀 다른 색으로 빛나는 신비로운 보석으로, 하늘과 땅의 기운을 받아 생성된 신물이라 칭송받았다. 황제, 황후, 태상황, 태후를 제외하고는 감히 착용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 그런데 란비가 이주를 버젓이 목에 걸고 있다니, 정말이지 오만하기 짝이 없었다!
예관이 예법에 따라 신랑과 신부에게 배례를 올리게 하자 조아람은 곧바로 동방으로 들여보내졌다. 그 후 하객들은 모두 연회장으로 모여 술자리를 즐겼다.
한편, 진왕부의 주방은 혼례 음식과 술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중에서도 별도로 주류를 마련하는 작은 부엌에는 몰래 숨어드는 통통한 몸매의 시녀 하나가 있었다. 그녀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조심스럽게 쟁반 위의 술잔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소매 속에서 몰래 감춰온 약가루를 꺼내 잔 두 개에 각각 가만히 풀어넣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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