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남궁진이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섰다. 평소보다 다소 들뜬 기색이었다. 그는 방 안의 두 사람에게 먼저 예를 갖춘 후 이내 무릎을 꿇으며 힘주어 말했다.
“폐하, 방금 대종정원의 부관이 소자의 사저로 찾아와 왕비가 감옥에서 독을 먹었다고 전하였사옵니다. 식사에서 다량의 천라산이 검출되었으며 지금 왕비는 거품을 물고 혼수상태에 빠졌사옵니다. 해독제가 없으면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 것입니다.”
“뭐라?”
황제의 얼굴이 잔뜩 어두워졌다. 왕비가 감옥에서 독살당할 뻔하다니, 도대체 누가 이토록 급하게 그녀를 없애려는 것인가.
남궁진이 적절한 순간에 입을 열었다.
“폐하, 태의에게 들으니 천라산은 여북에서 유래한 독으로, 조정에는 이를 해독할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황제가 코웃음을 쳤다.
“여북, 또 여북이란 말이냐!”
“허황된 일이로다!”
황제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탁자를 세차게 내려쳤다. 명친왕은 깜짝 놀라 무릎을 꿇으며 죄를 청했다.
“이는 신이 소홀했던 탓이옵니다. 어찌하여 감옥에 불순한 자들이 들어와 왕비를 해칠 수 있었단 말입니까? 신이 반드시 철저히 조사하겠습니다.”
남궁진은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했지만 조경선이 갑자기 독을 먹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미 사태는 그의 예측을 벗어나 있었다. 풀리지 않은 의문이 많았기에 이대로 그녀를 죽게 놔둘 수는 없었다.
그는 황제 앞에 이마를 조아리며 간청했다.
“폐하, 왕비는 원래도 몸이 허약한 데다 어제 심한 곤장을 맞아 몸이 심히 상했사옵니다. 여기에 독까지 겹쳐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사옵니다. 소자가 감히 청하오니, 여북 출신인 경빈마마를 만나 뵙게 해주시옵소서. 어쩌면 그분께서 해독법을 알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황제는 주먹을 쥐며 명을 내렸다.
“어서 경빈을 부르라.”
명친왕의 이마에는 어느새 식은땀이 맺혔다.
그 순간, 황제의 눈길이 그를 향했다.
“진왕비가 심한 곤장을 맞았다 하였느냐? 어찌 된 일이냐?”
명친왕은 당황하며 대답했다.
“신은 그저 심문을 명했을 뿐인데 아랫사람들이 오해를 한 듯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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