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강헌은 이를 악물었다.
“전하께서는 혹여 원비마마가 생각보다 단순한 인물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원비마마께서 결백하지 않다는 것을 아시면서도 끝까지 감싸고 계십니다. 정식으로 맞아들인 왕비를 희생하면서까지 말입니다. 이것이 과연 군자의 도리입니까?”
남궁진은 단숨에 발길질을 날려 강헌을 바닥에 나뒹굴게 했다.
“누가 너에게 감히 이따위 말을 할 권한을 주었느냐?”
강헌은 쓰러진 채로도 고개를 치켜들었다.
“신은 단지 사실을 말했을 뿐입니다.”
순간적으로 살기가 퍼져나갔고 강헌은 등골이 서늘해지며 손발이 얼어붙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내가 원비를 감싸는 게 그리 불만이더냐?”
남궁진의 목소리는 한기 어린 냉소로 가득 차 있었다.
“조경선이 그토록 왕비의 자리를 원했으니 마땅히 그 자리에 따르는 무게와 위험 또한 감수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 모든 것은 그저 인과응보일 뿐이다.”
그의 빼어난 용모는 차갑게 얼어붙었고 잠시 스쳐 지나간 듯한 연민마저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
“조경선이 무사히 돌아온다면 여전히 진왕비일 것이고 만약 죄를 받아 갇히게 된다면... 그건 단지 운이 나빴던 것뿐이다.”
한적한 대종정원에 싸늘한 밤공기가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한 명의 관리가 소금물에 적신 채찍을 높이 들어 올리더니 조경선의 몸을 가차 없이 내려쳤다.
살갗이 찢어지는 고통에 그녀는 몸을 떨었으나 입술을 깨물며 단 한마디 비명도 내지 않았다.
“진왕비, 아직도 죄를 인정하지 않겠습니까?”
관리의 목소리는 냉정했다.
“이렇게 버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차라리 사실대로 자백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명친왕께서도 조금은 가벼이 처리해 주실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조경선은 핏기가 가신 창백한 얼굴로 담담히 웃었다. 그 순간, 그녀의 미소는 처연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저지르지도 않은 죄를 어찌 인정한단 말이냐?”
채찍이 다시 한 번 허공을 가르며 내려왔다.
살을 파고드는 고통이 엄습하자 조경선은 속으로 조소했다.
‘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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