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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장 네가 어떻게 알아

이가인은 오늘 데이 근무라 원래는 4시가 되자마자 바로 퇴근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저녁 8시 10분인 지금까지 여전히 이렇게 병실에 서 있다. 정승진은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이가인을 보며 말했다. “조금만 더 가까이 와 주면 안 돼? 네 얼굴 제대로 안 보이잖아.” 이가인은 그 말에 미동도 하지 않은 채 퉁명스러운 얼굴로 답했다. “병균이라도 옮으면 어떡해.” “나 방금 무균 구역인 수술실에서 나왔잖아. 병균이 있었다고 해도 지금쯤 다 죽어 없어졌을 거야.” “기왕 수술하는 거 뇌도 좀 봐달라고 하지 그랬어? 뭐, 어릴 때 꿈이 영웅이었나? 나서는 게 취미야?” 이가인의 날 선 말에도 정승진은 알아서 좋은 말로 필터링해 들었다. “나 정말 괜찮으니까 이제 걱정 안 해도 돼.” 이가인은 그 말에 괜히 울컥하는지 저도 모르게 발끈했다. “너는 네가 무쇠 인간인 줄 알지? 그래서 그렇게 무모한 거지?” 하지만 말을 마친 후 그녀는 곧바로 후회했다. 정승진이 기분 좋은 듯 배시시 웃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이런 일 없게 조심할게.” 이가인은 기분이 언짢다는 분위기를 한껏 풍기며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내가 무슨 뜻으로 이런 말 하는 건지 정말 몰라? 나는 네가 이곳에서 잘못되는 게 싫다고. 나 때문에 여기로 와서 그런 꼴이 됐다는 말 같은 거 듣고 싶지 않으니까.”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데? 언젠가는 병원 사람 전부가 다 내가 너 때문에 여기로 왔다는 걸 알게 될 거야.” “너 솔직하게 말해봐. 영민 씨한테 뭐라고 한 거 맞지?” 이가인이 눈을 부릅뜨며 물었다. “그냥 너 걱정할까 봐 말 좀 전해달라고 한 것뿐이야. 다른 말은 안 했어. 진짜야.” 정승진의 해명에 이가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영민 씨가 바보인 줄 알아?” “나 정말 평소에 엄청 주의하고 있어. 너랑 나 사이에 뭔가가 있다는 얘기를 일부러 흘린 적도 없고. 사람들의 눈치가 생각보다 좋은 게 내 탓은 아니잖아?” 정승진은 기가 막혀 하는 이가인을 향해 웃어 보이며 부드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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