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장 불쌍한 척하는 거지?
이가인은 전철을 밟고 싶은 생각 같은 건 아주 조금도 없었지만 정승진의 계속되는 밀어붙임에 마음이 어느 정도 흔들리고 있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집으로 들어간 이가인은 얼굴을 보자마자 대뜸 남자 얘기부터 하는 주연진에 짜증 가득한 얼굴로 대꾸했다.
“관심 없어요.”
쌀쌀맞은 딸의 말투에 당황한 주연진은 서둘러 해명했다.
“내가 소개해주려고 한 거 아니야. 이정숙 할머니 알지? 그 할머니가 너 아직 남자친구 없다는 얘기를 듣고 나한테 슬쩍 얘기해준 거야.”
이가인은 잔뜩 긴장한 주연진의 모습에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아까보다는 조금 풀어진 말투로 얘기했다.
“요즘 병원 일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누굴 만날 시간이 안 돼요. 그러니까 엄마가 잘 얘기해줘요.”
“그래, 알겠어. 내가 대신 거절해 놓을게. 샤워부터 할 거지? 저녁밥 차려놓을 테니까 그거 먹고 얼른 자.”
주연진은 이가인에게서 야근 때문에 늦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이미 간단하게 식사를 마쳤다.
이가인은 부엌으로 들어가는 주연진을 말리며 말했다.
“됐어요. 배 안 고파요.”
“종일 일했는데 어떻게 배가 안 고파? 너 지금 힘들어서 식욕이 없는 것뿐이야. 차리는 건 금방이니까 조금이라도 먹어.”
“정말 괜찮아요. 이따 배고프면 과자나 집어 먹을게요.”
이가인은 말을 마친 후 샤워하러 들어갔다.
잠시 후, 시원하게 씻고 욕실에서 나오자 침대 머리맡에 과자가 한가득 담긴 바구니가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이가인은 그걸 보며 정승진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가 선물해준 것이었으니까.
“정말 꿈이 영웅인 거야 뭐야.”
이가 인은 아픈 게 분명한데도 배시시 웃으며 농담까지 하는 정승진이 얄미워 침대에 누우며 구시렁거렸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정승진은 생긴 것과 달리 영웅 심리가 어느 정도 있는 게 분명했다.
전에 혜임 병원에서 변태 환자 때문에 그녀가 난감해했을 때도 고현우는 입만 산 반면 정승진은 망설임 없이 그녀를 위해 상황 해결에 나섰으니까.
‘네가 내 빛나는 면을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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