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나는 냉소적인 웃음을 지었다.
전생의 나는 송지우의 비극적인 사연을 듣고 안쓰러워했던 적이 있었다. 마치 강재욱이 그녀를 애틋하게 여겼던 것처럼 나 또한 마음이 편치 않았었다.
하지만 송지우의 곁에는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부터 예뻤던 송지우를 입양한 뒤 친자식처럼 정성껏 보살폈다.
하지만 나와 송지우 모두 아직 너무 어렸기에, 송지우가 다시 보육원으로 보내진 뒤로는 연락이 끊기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 나는 고열로 오랜 시간 앓아누운 뒤로 많은 기억을 잃었다.
그래서 나는 단 한 번도 송지우가 우리 집에서 잠시나마 ‘언니’라고 불렀던 그 아이와 같은 사람일 거로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바로 전생에서 죽음을 앞둔 순간이었다.
“지우 언니, 걱정하지 마. 부모님을 찾게 될 거야.”
나는 송지우를 위로했다.
그녀는 잠시 멍하니 나를 보더니, 이내 웃으며 대답했다.
“그랬으면 좋겠네.”
나는 아무 말 없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친부모 따위 기대도 안 한다는 거야?’
송씨 가문은 어엿한 재벌가였다.그러니 지금의 송지우가 친부모와 재회하는 선택을 할 리 없었다.
차는 이내 병원에 도착했다.
지난번처럼 내가 차를 부수고 도망이라도 칠까 봐 걱정됐던 강재욱은 나를 차 안에 놔두지 않고, 곧장 간호사 데스크로 데려갔다.
“저는 병원장님 친구입니다. 제가 데려온 이 여자를 어디 못 가게 잘 보고 있어요. 앞을 볼 수 없으니 각별히 신경 써주세요. 만약 이 여자가 도망이라고 가면, 내일부터 출근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그 말을 남기고 강재욱은 곧장 병원 입구로 향했다. 그리고 골절상을 입은 송지우를 부드럽게 부축하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두 명의 간호사가 눈을 크게 뜨고 서로를 바라봤다.
“저 남자 미친 거 아니야?”
“그런데 아닌 것 같기도 해. 진짜 병원장님 친구인 것 같아. 저번에 병원장님 사무실 앞에서 본 적 있어. 병원장님이 꽤 깍듯하게 대하더라.”
두 간호사는 다시 나를 향해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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