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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강재욱은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하지만 네가 이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내 앞에서 도발하는 연기하는 게 의외로 내 취향에 맞는 거 같아. 하지만 한두 번은 내가 귀엽게 봐줄 수 있어도, 세 번째, 네 번째는 없어. 이 방법에 계속 통할 거라는 착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문지르더니 표정이 묘하게 변했고 목젖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바지 입기 힘들어? 내가 입혀 줄게.” 강재욱은 나를 확 잡아당기고는 손을 내 청바지 안으로 넣어 단추를 채우기 시작했다. 나는 시력을 되찾았음에도 제대로 잠그지 못했다. 손가락이 통제할 수 없이 떨리고 있었고 오른쪽 손목에 통증도 심했기 때문이었다. 강재욱은 어깨에서 피가 스며 나오는 것도 신경 쓰지 않은 채, 눈길을 내 허리 쪽으로 고정했다. 그의 눈빛은 이례적으로 밝았다. 내가 아무리 밀쳐내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진짜 병적이야! 어쩌면 처음부터 이런 사람이었을 지도 몰라. 남을 괴롭히며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 정상일 리 없지!’ “피부가 먹기 좋은 두부처럼 말랑말랑하고 부드럽네. 역시 곱게 자란 아가씨다워.” 그는 내가 어떻게 저항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끝내 단추를 다 채웠다. “재욱아! 거기서 뭐 하는 거야? 또 아린이 괴롭히는 거 아니야? 내가 아린이한테 사과하라고 했잖아!” 멀리서 송지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재욱의 손은 여전히 내 청바지 안에 머물러 있었지만, 송지우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는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그는 급하게 손을 빼더니, 짜증스럽게 미간을 찌푸렸다. 나는 그가 불쾌해하는 이유가 단순히 본성이 들킬까 봐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송지우까지 데리고 올 줄 몰랐지만,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오늘도 나 혼자서는 그를 밀어낼 수 없었으니까... 강재욱은 내 팔을 세게 잡아 일으키더니, 그대로 송지우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거의 다 왔을 때쯤, 마치 짐짝이라도 던지듯 나를 밀치고 서둘러 송지우를 부축했다. “너 왜 차에서 내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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