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장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것 같았다. 오랜 침묵 끝에 고서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런 식으로 만나게 해서 미안해.”
내가 오기 전에 그들은 음식을 미리 주문했는데 고서준이 입을 여는 순간 나는 맛있어 보이는 음식에 시선을 두었다.
속이 좀 안 좋았는데 배가 고픈 건지 왜 그런 건지 알 수 없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자꾸 속이 메스껍고 토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나는 조용히 웃었지만 고서준의 미안함에 대해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칼로 찌르면서 사과하는 거랑 뭐가 다르단 말인가.
나는 미안함의 의미가 어디에 있는지 잘 알지 못한 채 앞에 놓인 젓가락을 들어 아무렇게나 음식을 집어 입에 넣었다.
“날 조사했어?”
고서준은 침묵을 지키며 자기도 모르게 잔을 쥔 손에 힘을 가했다.
나는 입안의 음식을 삼키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비꼬는 어투로 말했다.
“그럼 성 대표님은 김정태가 나에게 소개해준 소개팅 상대인 거 알아?”
고서준의 안색이 내가 하는 말에 따라 어두워지더니 나를 바라보며 입을 멍하니 벌렸다.
나는 고개를 돌려 앞에 놓인 요리를 계속 집어 먹었다.
“김정태는 할머니를 이용해서 나를 성 대표님께 시집가라고 협박했어. 그렇게 400억의 예물을 받아 김씨 가문의 구멍을 메우려는 거야.”
아까 그 음식이 뭔지 모르지만 매콤한 맛에 나는 목이 불편해서 옆에 물인지 술인지 알 수 없는 것을 들고 한 모금 마신 후 말을 이었다.
“고서준 도련님, 나는 네가 성 대표님에게 어떤 조건을 제시했는지 매우 알고 싶어.”
잔을 든 고서준은 손가락 뼈마디가 하얗게 될 만큼 힘을 주다가 쉰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몰랐어. 미안해.”
“난...”
“말해.”
나는 고서준의 말을 끊으며 어떤 설명도 듣고 싶지 않았다.
“무슨 조건을 내걸고 이지현을 놓아달라고 할 거야?”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고서준은 자책하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이 룸이 답답해진 나는 여기에 더는 있고 싶지 않아 일어서며 가방을 집어 들었다.
“우성 그룹에 프로젝트를 줘. 너무 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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