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아침 10시, 누군가가 익명으로 단톡방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의 내용은 내가 길가에 서 있는 모습 등 늘 보던 화면이었는데 이어 두 번째 사진에서는 내가 검은색 벤츠 앞에 서 있었다.
검은 차창은 내려져 있어 늘 보던 옆모습이 반쯤 드러났는데 얼굴의 절반만 봐도 나이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사진은 내가 성 대표님 차를 타고 경성대를 떠나는 모습이었다.
많은 사람이 사진을 보고 나와 성 대표님의 관계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고, 어떤 사람들은 성 대표님의 신분을 추측하기도 했다.
이 몇 장의 사진이 나왔을 때까지 다들 그나마 이성적이었는데 하는 말이 그리 듣기 싫은 정도는 아니었다. 토론이 한창일 때 누군가 익명으로 내가 성 대표님과 팔짱을 끼고 호텔에 들어가는 사진을 한 장 더 올렸다.
이 사진이 나오자마자 단체 채팅방이 끓어 올랐다. 학생들은 한순간에 내가 스폰받는다는 것을 철석같이 믿어 버렸다.
내가 아직 단체 채팅방을 뒤지고 있을 때 이효민이 돌아왔다.
이효민은 내가 책상 앞에 앉아서 핸드폰을 보는 것을 보고 앞으로 다가와서 내 핸드폰을 가로챘다.
“수아야, 이런 거 보지 마. 이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헛소리를 하고 있으니 우리 상대하지 말자.”
오랫동안 핸드폰을 쥐고 움직이지 않아서 손이 조금 굳어 있었던 나는 손가락을 움직이며 겨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괜찮아. 난...”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민아가 쌤통이라는 표정으로 들어왔다.
“어머, 우리 학교 스타가 돌아왔구나. 늙은 남자는 한 달에 얼마를 줄 수 있는 거야?”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전여희가 이민아를 따라 들어오다가 차가운 얼굴로 다가왔다.
“입으로 방귀 뀌고 있네? 따귀라도 맞아야 조용해질래?”
“때려 봐.”
이민아는 앞으로 나서며 전여희에게 말했다.
“난 너희들이 정말 이해가 안 돼. 김수아가 뭘 해도 떠받들어야 하는 거야? 설마 몸 판 돈의 절반을 너희들에게 나눠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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