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장
악몽에 시달린 밤이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나는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고 정신이 몽롱하고 몸 상태도 영 좋지 않았다.
나는 비몽사몽간에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책가방을 챙겨 학교에 가려고 했다.
그때 침대에 앉아 있던 전여희가 나를 불렀다.
“수아야, 어디 가?”
“수업 가야지.”
나는 뒤돌아서 애들이 여전히 잠옷 차림인 걸 보고 의아해하며 물었다.
“9시 다 됐는데 너희는 왜 안 일어나? 늦지 않아?”
그 순간 이효민와 전여희가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효민이 슬리퍼를 신고 내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내 이마에 손을 올렸다.
“열도 없는데 왜 이래?”
“수아야, 오늘 주말이야.”
나는 순간 멍해졌다가 순간 오늘이 주말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나는 바로 가방을 걸고는 침대로 달려갔다.
“너무 좋다! 더 자야지.”
그리고 금방 다시 잠들었고 이번에는 악몽도 꾸지 않았다.
다시 깨어났을 때는 핸드폰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다.
동아리 부장이 오늘 저녁에 새로 들어온 후배들을 환영하는 모임이 있다고 했다.
부장은 신나게 설명을 이어갔다.
나는 고서준도 올 것 같아 거절하고 싶었지만, 부장이 전화를 끊기 전에 덧붙였다.
“오늘 빠지면 안 돼. 누가 빠지면 우리 부서의 단결을 깨는 거야.”
나는 목구멍에 걸린 말을 삼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알겠어요. 금방 갈게요.”
모임은 5시 반인데 나는 6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다.
원래는 그들이 이미 신나게 놀고 있을 테니 잠깐 인사만 하고 슬쩍 빠져나가려고 했는데 도착해 보니 모두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자 나는 급히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죄송해요. 제가 늦었어요.”
“오늘 회식비는 제가 낼게요.”
모임 장소는 길거리 포장마차였고 우리 동아리 인원도 열댓 명 정도였기에 한 끼 식사 비용으로 내가 부잣집 딸이라는 사실이 드러날 일은 없었다.
내가 말을 마치자 부장이 웃으며 말했다.
““수아도 먼저 계산하겠다고 나서다니, 후배들이 아주 마음에 들었나 봐.”
나는 자연스럽게 가방을 내려놓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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