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장
곧이어 고서준의 차분하면서도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술 마셔도 되겠어?”
그러자 이지현은 입술을 살짝 오므리며 고서준을 올려다보며 얼굴에 한가득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조금만 마실게.”
그 후 이지현은 술잔을 들고 모두와 한 잔씩 건배를 나눴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이지현의 미소에는 은근한 자랑스러움이 섞여 있었다.
“수아야.”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연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사람들이 많았기에 굳이 몰아세우고 싶지는 않았다.
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작은 요구르트를 들어 형식적으로 부딪치고 한 모금 마셨다.
모임이 끝났을 때는 이미 9시였다. 주말이라 몇몇은 집으로 갔고 다른 몇몇은 PC방에서 밤새 게임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결국 남은 사람은 나, 고서준, 이지현, 그리고 기획팀의 사진작가뿐이었다.
내가 핸드폰을 꺼내자 이지현이 가식적으로 물었다.
“수아야, 우리랑 같이 갈래?”
이지현이 말하는 동안 고서준은 이미 차를 가져와 그녀 곁에 서 있었다.
검은색 마세라티 스포츠카에는 자리가 두 개밖에 없었다.
나는 이지현이 끝까지 연극을 하려는 걸 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좋아. 내가 조수석에 탈게. 너는 택시 타고 가.”
이지현의 얼굴에 가득했던 온화한 미소가 한순간에 무너졌고 옆에 있던 사진작가도 더 이상 웃음을 참지 못하고 ‘푸핫’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사진작가의 차에 올라탔다.
한편 나는 기숙사로 돌아와 씻고 나서 내가 이 동아리에 계속 남아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처음 이 동아리에 들어갈 때는 고서준이 있는 줄 몰랐다.
그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서로 간섭하지 않으면 그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현실이 내 오만한 생각을 비웃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답답한 마음도 있고 낮잠을 너무 많이 잤는지 도통 잠이 오지 않았다.
“띠링.”
그때 핸드폰 알림음이 울렸다. 정서현이 마침내 내게 답장을 보냈다.
그녀는 사진을 윤도하의 핸드폰에서 발견했고 윤도하에게 사진을 누구에게 보냈는지 물어봤지만, 윤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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