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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장

나는 잠깐 망설이다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홀린 듯이 고서준을 따라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어...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어.” 차가운 바람이 남은 용기마저 가져갔는지 내 목소리는 매우 낮았다. “이 모든 게 너무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서 진상을 제대로 밝힐 수 있는지 헷갈리기 시작해.” 내 옆에 앉은 고서준은 일단 말을 하는데 급해하지 않고 깊은 눈동자로 내게 위안을 줬다. “가끔 진상은 안개 속에 가려진 등대 같아서 흐릿하고 멀게 느껴지지만 용기과 결심만 있다면 결국 가까워질 수밖에 없어.”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으스러지게 쥐었지만 전혀 아프지 않았다. 이깟 육체적인 고통보다는 정신적인 고통과 무력감이 더 컸다. “김정태를 만나러 갔는데... 갤러리는 그냥 허울뿐이고 그 뒤에 불법 거래와 같은 깊은 비밀이 숨겨져 있대.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그들의 장기 말이 되어 있었고.” 고서준이 이를 듣더니 미간을 찌푸린 채 복잡한 눈빛을 지었다. “김정태의 말을 전부 믿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런 얘기를 꺼냈다는 건 일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할 수도 있다는 거야.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나는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모르겠어. 그냥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려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더 위험한 심연으로 빠져들어 갈 것 같은 느낌이야.” 고서준은 내 어깨를 토닥이며 내게 힘을 실어주려 했다. “너 혼자 이 모든 걸 감당하고 있는 건 아니야. 무슨 일이 있든 내가 옆에 있으면서 너를 지킬 거야. 진실로 향하는 길에 우리는 함께고 네가 상처받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고개를 들어보니 고서준의 굳건하면서도 부드러운 눈동자가 보여 나는 마음이 따듯해졌지만 그렇다고 내 마냥 감동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어떤 감정은 사람을 부드럽게 만들었지만 우리에겐 각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너무 우습지 않아? 이제야 무슨 꿍꿍이인지 알아챈 거니까. 이제 너도 귀국했으니 내 조사 좀 도와주면 안 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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