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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장

이제부터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고서준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게 축복해주는 것뿐이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나는 곧바로 창문부터 열었다. 시원한 바람이 방안으로 들어오자 그제야 숨이 트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화려한 야경을 바라보니 마음도 어느 정도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 “그래. 사람마다 다 자기만의 선택지가 있는 거야. 그러니까 내 마음이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자유를 속박해서는 안 돼.” 다음날. 나는 여느 때와 같이 수업을 들으러 강의실로 향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겉모습이었지만 마음속은 이미 파도가 치는 것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아까부터 자꾸 머릿속으로 어젯밤 봤던 두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스스로가 마치 다른 사람 일상을 훔쳐보는 광대가 된 것 같았다.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나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미 선을 긋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왜 자꾸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걸까? 나는 짧은 한숨을 내쉬며 앞으로 걸어갔다. 꼭 사형판결이라도 받은 죄수가 형을 집행하는 곳으로 억지로 걸어가듯 내 발걸음은 너무나도 무거웠다. 강의실에 도착하고 친구들과 인사를 두어 마디 건네자 교수님이 강의실로 들어왔다. 그리고 교수님 뒤로 낯익은 두 얼굴도 함께 따라 들어왔다. 고서준과 어젯밤에 봤던 여자애였다. 두 사람이 함께 나란히 서 있으니 마치 드라마에서나 보던 신입생 커플 같았다. 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문득 사랑을 갈구하며 계속해서 고서준의 곁을 맴돌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게도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빌었건만 결과적으로는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이었고 거기에 더해 갖가지 사건으로 우리는 결국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편입생 두 명이 오게 됐어요. 각자 간단한 자기소개 좀 해볼까요?” 두 사람이 같이 서 있는 걸 보니 마음이 답답해 났다. 운명이라는 건 참 얄궂어 그토록 피하고 싶던 사람을 또다시 내 눈앞에 데려다 놓았다. 나는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척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고서준은 여전히 과묵했고 그의 옆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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