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계속해서 2층으로 올라가려고 하자 김정태가 분노하면서 말했다.
“거기 서! 지금 너의 모습을 봐봐. 집 나가도 말 한마디 없고, 집에 들어와서도 인사 한마디 없잖아. 날 아빠라고 생각은 하는 거야? 너의 새엄마는!”
나는 평온한 표정으로 화난 김정태를 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제가 아빠로 인정할지 안 할지는 아빠가 저를 딸로 인정하는지 안 하는지에 달렸어요.”
나는 심지어 아빠라는 호칭이 김정태한테는 과분하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비행기를 다섯 시간이나 탔더니 피곤해요. 아빠...”
나는 일부러 강조해서 아빠라고 불렀다.
“이제 방으로 가서 휴식해도 될까요?”
내가 비아냥거리는 말투에 김정태는 더욱 화를 내면서 내 앞으로 와서 나를 때리려고 했다. 그러자 이미영이 냉큼 달려와서 그를 말렸다.
“여보,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수아가 힘들다잖아요. 휴식하라고 하면 되지 지금 뭐하는 거예요?”
그러고는 뒤돌아 나한테 상냥하게 말했다.
“수아야. 아빠 신경 쓰지 마. 네가 집에 없는 동안 전화 한 통 없어서 많이 걱정하신 모양이야. 괜찮아. 방에 들어가서 쉬고 있어. 식사 준비되면 부를게.”
이미영은 말을 엄청 이쁘게 했다. 나는 지금 이들의 본모습을 밝힐 타이밍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더는 말싸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네.”
2층으로 올라갔을 때, 이미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하는 거예요? 지금 수아가 우리의 보물단지인 거 몰라요? 수능시험을 잘 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며느리로 삼고 싶어 하는지 알기나 해요?”
나는 하나도 놀랍지 않았다. 이 정도로 놀랐다면 2층에서 잠깐 기다리지도, 이들의 대화를 녹음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방에 가서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휴식했다.
비행기에서 꿨던 꿈으로 인해 지금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나는 고개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다. 다시 태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의 본모습을 알게 되었고, 이것 때문에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나는 이것이 좋은 일인지, 아니면 나쁜 일인지 몰랐다.
내가 원하는 자유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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