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장
이 모든것을 조작한 사람은 다름아닌 이미영과 김정태였다.
그때야 부드러운 외모와는 달리 얼마나 독한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그녀가 말을 이어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면 됐어.”
이미영이 내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부녀 사이에 악한 심정은 없잖아?”
나는 이미영한테서 손을 빼면서 말했다.
“하실 말씀 있으면 얼른 하세요. 밑밥 깔 필요 없어요.”
이미영은 무안한지 부자연스럽게 손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
“네가 이번에 은산시 수능 2등을 따냈잖아. 아빠가 자랑스러운 마음에 축하 파티를 열려고 하셔.”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나를 위해 축하 파티를 열고 싶은 거야? 아니면 내 값어치가 얼마나 되는지 가늠해 보고 싶은 거야?
“그래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1억 원부터 주세요. 개학이라 옷도 사고 싶고 학용품도 사고 싶어서요. 그래도 되죠?”
나한테서 무언가를 얻어가고 싶다면 나도 얻는 것이 있어야 했다.
이미영은 1억 원을 듣자마자 잠깐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 마침 아빠한테 네 명의로 된 집을 사주면 안 될까 말하려던 참이었어. 혼자 밖에 있으니 걱정되잖아. 집도 사고 도우미 아줌마까지 모시면 그래도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있을 거 아니야.”
나를 챙겨주고 싶다는 말은 거짓말이었고 나를 감시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맞았다.
“아니요. 저는 기숙사에서 살고 싶어요.”
나는 더는 이미영의 연기를 봐줄 수가 없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언제쯤 저한테 계좌이체 해주실 거예요?”
이미영도 따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빠한테 말하고 바로 보내줄게. 밥이 다 됐는데 이만 내려가자.”
“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미영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그녀가 전혀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아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왜 안 나가세요? 여긴 제 방인데.”
이미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야지.”
이미영이 뒤돌아 방을 나가자마자 나는 문을 잠그고 피팅룸으로 들어가 캐리어에 넣어두었던 집문서를 꺼내 은밀한 곳에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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