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장
그러다 갑자기 나민준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옆으로 휘청거리며 넘어지려 했고 그 와중에 나까지 같이 끌고 나갔다.
그렇게 세 사람, 여섯 개의 눈이 맞부딪혔다.
이지현의 얼굴은 순간 순진한 표정에서 분노와 증오가 담긴 것으로 바뀌었다.
“김수아!”
나는 바닥에 나뒹구는 나민준을 잡아줄까 하다가 그녀의 외침에 내민 손을 멈칫했다. 결국 잠깐 나민준을 바라보다가 나는 손을 거두었다.
“내 웃음거리 보러 일부러 온 거야?”
이지현이 앞에 다가와 악에 받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갑작스럽게 욕을 먹어 황당한 나는 억울함을 느끼며 나민준을 슬쩍 째려보았다.
모든 일의 원흉이 그였으니 말이다.
“오해하지 마.”
나는 이지현을 보며 말했다.
“그냥 지나가다가 우연히 본 것뿐이야.”
“아직 좋아하기엔 일러.”
이지현은 내 말을 전혀 들으려 하지 않고 자기 생각에만 빠져 있었다.
“서준이는 결국 내 사람이 될 거야.”
“네. 그쪽 거죠. 그쪽 거.”
그때 나민준이 일어나면서 이지현을 향해 진지하게 웃었다.
“발연기를 하든 쓰레기 짓을 하든 이지현 씨 마음대로 하라고요.”
참지 못한 나는 살짝 웃었지만 무례해 보일까 다시 꾹 참았다.
이지현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소리쳤다.
“당신이 뭔데 감히 나를 욕해요?”
나민준은 누군가 자신의 미모나 ‘경성시 최고의 나이트클럽 왕자’라는 타이틀을 깎아내리는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는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뭐냐고요?”
나민준의 미소에는 어딘가 서늘한 기운이 서려 있었고 이지현은 그가 미소 짓는 모습을 보고 뒤가 서늘해져 기세가 반쯤 꺾였다.
곧 이지현은 입술을 삐죽이며 낮게 중얼거렸다.
“좋아하는 여자 앞이라고 아부하기는...”
“뭐라고요?”
나민준은 이지현에게 한 발짝 다가갔다.
“내가 아부를 해요?”
이지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네?”
나민준이 다시 묻자 이지현은 다시 몸을 움츠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당황한 이지현의 모습이 재미있어 나는 나무에 기댄 채 팔짱을 끼고 상황을 지켜보았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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