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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장 윤서아의 유서

“왜 그렇게 생각해?” 박지환은 전혀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렸다. 민서희는 손에 힘을 꽉 주었다. 그녀는 그전까지만 해도 박지환이 무자비하고 냉철한 사람이라고 여겼지만 오늘날 마음이 동요되고 있었다. 박지환이 윤서아의 복수를 위해 그런 짓을 할 사람이라면 왜 강제로 윤서아를 사과시켰겠는가? 정말 이 사람 말대로 편애하지 않는다면? “대답만 해 주세요, 맞아요? 아니에요?” “아니야.” 박지환은 몹시 불쾌했으나 명쾌하게 답을 해 주곤 썩소를 지어 보였다. “너한텐 내가 그런 사람으로밖에 안 보여?” 아니라고? 민서희는 머릿속이 복잡했지면 손끝으로 느껴지는 고통 덕인지 이내 정신을 차렸다. “내가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민서희, 넌 대체 무슨 잡생각을 하는 거야? 너를 납치한 게 나라면 하루 종일 잠도 못 자고 폭우를 무릅쓰며 사면팔방을 아가씨를 찾으러 다녔을까? 더군다가 그 늙은 남자의 그것까지 입에 ......” 잠깐, 내가 방금 뭔 소리를 하려고 했던 거야? 박지환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민소희는 알아듣지 못했다. “입에 뭐요?” 박지환은 짜증 섞인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아니야, 근데 내가 굳이 너한테 거짓말할 필요가 있을까?” 하긴 그럴 이유가 없다. 유일하게 거짓말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박지환이다. 득이 되는 게 없는 건 물론이고 어차피 그녀가 도망가지도 못할 건데 뭐 하러 그랬겠는가. 그럼 그 사람들은 뭘 위해 그런 연기를 했던 걸까? 박지환이 지시한 거라고 믿게끔 만들고 박지환에 대한 원망을 키우려고? 삽시에 얽히고설킨 생각들이 민서희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는지 무척 혼란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그토록 미워했던 사람이 틀렸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민서희!” 덜컥 누워 버린 민서희를 보자 박지환은 이마를 찌푸리며 한발 다가갔다. “왜 묻는 지 알려 줘야지, 내가 납치한 거라고 누가 그래?” 박지환이 납치를 지시한 게 아니라면 범인은 윤서아다. 그렇게 마침내 결심을 내린 민서희는 다시 눈을 떴다. “그날 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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