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7장 남녀 사이에 지켜야 할 선이 있는 거야
그러자 박지환이 물었다.
“서희야, 추워?”
“추워요...”
“내가 안고 잘까?”
“네...”
“근데 우리는 지금 아무 사이도 아니고 남녀끼리 지켜야 할 선이라는 게 있는데 내가 침대로 가면 이치에 어긋나는 거 아닐까?”
“...”
“소파로 갈까?”
“네.”
녹임에 어지간히 놀란 민서희는 문득 정신을 차렸다.
“이건 함정이에요! 내가 제정신이 아닐 때 유도 질문해서 동의하게 한 거잖아요! 안 그러면 내가 왜 당신하고 소파에서 함께 잤겠어요?”
“유도 질문이라니?”
박지환은 당당했다.
“소파로 가자니까 허락한 건 너거든. 게다가 네가 자꾸 춥다고 하는데 모른 척할 수도 없는 거 아니야!”
그것도 맞는 말이다...
“어찌 됐든 당신이 유도 질문한 건 사실이에요. 그런 상황에서 소파로 가자는 건 물론이고 계좌 비밀번호를 달라고 해도 줬을 거예요.”
박지환은 반박하지 않고 녹음을 또 한 번 눌렀다.
“서희야, 네가 가지고 있는 돈 다 나한테 주면 안 돼?”
“미친!”
녹음이 끝나자 민서희는 말문이 막혔다.
늘 뒷길을 마련해 두고 있는 그가 이 일마저 미리 준비했다고 생각하니 민서희는 눈을 부릅뜨고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
입꼬리가 자연스레 올라간 박지환은 그런 그녀의 얼굴을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어 입맞춤을 하려다 순식간에 눈빛이 옅어지더니 손을 들어 올렸다.
민서희는 그 남자의 흐릿한 행동에 본능적으로 피했다.
다만 그 손은 그녀의 이마에 닿았다.
“열이 안 나서 다행이야.”
민서희는 어리둥절해졌다.
박지환은 소파에서 내려갔다.
“어제 밤에 기온이 너무 심하게 내려가서 네가 많이 추웠는지 온몸을 벌벌 떨었었어. 나는 또 혹시나 네가 아침에 감기 걸릴까 봐 걱정했었어.”
이마에 그의 온기가 남은 여운으로 정신을 잠시 놓고 있었던 민서희는 커튼이 열리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녀는 그 소리에 시선이 절로 옮겨졌다.
“아직도 눈이 와요?”
“그쳤어.”
박지환은 유리에 묻은 물안개를 닦았고 밖에 하얗게 내린 눈이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그를 따라 발걸음을 옮긴 민서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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