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6장 다리 하나 떼어내

“할아버지...” “쉿.” 그 남자는 그녀의 용서를 제지했다. “할아버지라고 부르지 마. 너는 박지환의 사람이잖아? 박지환을 위해서 우리의 계획을 다 털어놓고 문지후를 호랑이 굴로 잡혀가게 만들었으니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게 가당키나 해?” 그는 농담스러운 어조로 말을 했으나 윤서아는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그 남자의 매서운 살기가 이미 서늘한 웃음기 속에서 숨김없이 드러난 것이다. 윤서아는 이가 덜덜 떨리며 급히 일어나 그 남자의 허벅지를 끌어안았다. “아니에요! 할아버지! 제가 할아버지한테 충성을 다하는데 어떻게 할아버지를 배신해요? 이게 다 박지환의 계획이에요! 박지환이 결혼식에서 하도 저를 핍박하니까 저도 어쩔 수 없이 계략을 쓴 것 뿐이예요! 박지환이 아직 저를 믿으니까 제가 문지후를 구할 게요. 이게 다 우리를 위한 계획이었어요” 그 남자는 음산하게 웃고 있었고 그때 옆에 있던 한 남자가 몇 미터 밖으로 날아가게 윤서아를 걷어찼다. “어디 더러운 손을 할아버지한테 대는 거야?” 꽤나 거센 힘에 윤서아는 가슴이 찢어질 듯해 헛기침을 하자 피가 배어 나왔고 이내 피비린내를 맛보며 두 눈이 캄캄해져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겨우 정신을 차린 윤서아는 눈물과 피가 함께 땅에 떨어져 힘껏 머리를 조아렸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박지환이 지금 저를 엄청 신뢰하고 있어요! 저하고 결혼하겠다고 했다고요! 제발 살려주세요! 꼭 나중에 쓸모가 있을 거예요!” 그 남자는 드디어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윤서아가 그저 어리석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토록 자기애적이고 잘난 맛에 사는 줄은 전혀 몰랐었다. “박지환이 너한고 결혼하겠다고 했다고?” 눈빛을 반짝거리는 윤서아는 자신이 기회를 잡은 줄 알고 고개를 끄덕이느라 코에서 흐르는 피도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네! 약속했어요!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했으니까 저한테 아직 마음이 남아있는 게 분명해요! 이 고비만 넘기면 박지환하고 결혼하게 돼요! 할아버지! 그때 시키는대로 다 할게요.!” 그 남자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어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