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2장 결혼식에 참석해야 돼

박지환이 눈빛을 보내자 윤서아가 울먹였다. “그 기자가 그 일을 언급하지만 않았어도 내가 시민들한테 공격을 받지도 않을 거고 민서희 씨를 억지로 결혼식에 참석하게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 민서희 씨가 결혼식에 참석하는 거 나한테 뭐 득이 되는 게 있어요? 당신 아기를 임신한 여자를 볼 때마다 괴롭지 않다면 그건 거짓말이에요.” 심하게 울부짖는 그녀를 보며 박지환의 눈빛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고 그녀가 거의 멈출 때쯤 휴지를 건넸다. “정말 너하고 상관없는 일이야?” “네.” 윤서아는 눈물을 닦았다. 박지환의 말투는 그제야 평온해졌다. “그래, 믿을게.” 다시 미소를 되찾은 윤서아는 운전하는 박지환을 바라보았다. “지환 씨, 내가 기자 앞에서 민서희 씨가 꼭 결혼식에 참석할 거라고 했는데 이거 민서희 씨한테 말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해야지.” 박지환은 짜증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신신당부했으니까 안 가면 오히려 우리가 마음이 찔리는 것 같잖아.” “근데 민서희 씨가 안 가겠다고 할 것 같아요.” 윤서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저번에 정원에서 민서희 씨를 초청했었는데 승낙하지도 않고 안색도 안 좋아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거든요. 왠지 더 이야기를 이어가면 도발하는 것처럼 보일 거잖아요.” “내가 말할게.” 박지환은 핸들을 꽉 잡았다. “나한테 맡겨.” 윤서아는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였고 눈가에는 만족감을 감추었다. 박지환이 말하면 민서희가 거절할 수 없을 것이니 일의 흐름의 그녀의 생각대로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밤 박지환은 윤서아의 눈앞에서 민서희의 방에 들어갔다. 민서희가 옷을 갈아입고 있다 인기척이 들리자 급히 가슴을 가렸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박지환은 문을 닫으며 물었다. “고의 아니야?” 그는 민서희가 일부러 이러한 행세로 기다리고 있냐는 물음이었다. 민서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박지환을 등지고 가능한 한 빨리 옷을 입으려는데 마음이 급했는지 옷이 잘 들어가지 않아 소매만 꼈는데도 걸리게 되었다. 민서희는 식은땀을 흘렸고 곧이어 넓은 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