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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1장 네가 떠날 수 있게 최선을 다할게

조수석의 자리가 어떠한 걸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는 윤서아는 꽤나 만족스러웠다. 박씨 집안이라는 신분으로 인해 그들은 병원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전신 검진을 받게 되었고 중간에 민서희가 침대에 누워 출산 검사를 받고 있던 그때 윤서아가 불쑥 입을 열었다. “선생님, 민서희 씨가 임신한 이 아이 아들이에요? 딸이에요?” 태아의 성별을 묻는 건 금기고 간주되고 있으나 박씨 집안의 혈육이니 의사 선생님도 답을 꺼려하지 않았다. “귀한 공주님이세요.” 의사의 말에 윤서아는 박지환을 훑어보았고 그는 마치 답에 불만스러운 듯 이마를 찌푸렸다. 윤서아는 입꼬리를 올리고 놀라는 척 연기를 했다. “공주님이요? 선생님, 확실한 거예요?” 의사가 답했다. “그럼요.” 윤서아는 “그렇구나” 라고 입을 뻥끗하고 있었고 은서경은 오히려 화가 났다. 대체 무슨 마음을 품고 이러한 질문을 하는 거지? “공주님이 좋지. 손자는 장난도 심하고 이 늙은 몸으로 따라다닐 수도 없겠어. 나는 착한 손녀가 마음에 들어.” 은서경은 민서희의 손을 잡고 달래고 있었다. “서희야, 우리 박씨 집안의 혈육을 낳아주느라 고생이 많아.” 민서희는 고개를 끄덕였고 박지환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담배 피우고 올게.” 그는 뒤에 남아 있는 검사 결과에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태도로 밖을 나갔다. 윤서아는 가식적으로 야유했다. “지환 씨가 왜 저러지? 딸이 싫은 건가? 하긴, 가업을 물려받으려면 아들이어야 하는데 딸로 확정이 되었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지. 민서희 씨, 내가 잘 얘기해 볼 테니까 슬퍼하지 말아요.” 말로는 슬퍼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었다. 화가 치밀어 오른 은서경은 윤서아가 자리를 떠나자 민서희의 손을 툭툭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서희야, 네가 원하면 이 아이는 영원한 네 아이야. 떠나고 싶다고 하면 내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서 너를 도울게.” 그녀는 민서희가 상처받는 꼴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었고 민서희는 적잖이 당황했다. “내가 떠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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