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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장 전부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민서희는 치에 떨려 온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입술에 혹여 더 큰 상처라도 날 까 이민준은 그녀의 턱을 잡고 물고 있는 입술을 강제로 떼어냈다. "민서희 씨, 상처라도 나면 대표님 마음이 많이 아프실 거예요?" 마음이 아파? 민서희는 냉소를 지었다. 그녀는 박지환이 밤샘 추위를 견딘 것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었던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상 그저 가까이에서 괴롭히려고 그랬다니, 그런 사람의 마음이 아플 수도 있는 건가? 정말 그런 사람이라면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그녀의 얼굴을 망가뜨리고 그들의 아이도 죽여 버린다고? 심지어 다른 사람이 그녀의 몸을 파고드는 것마저 허락한 단 말인가? 그는 살아 평생 냉렬하고 무정한 악마에 불과하다. 민서희는 두 눈을 감자 피곤함이 급격히 몰려왔다. 그녀는 그 어느 순간도 이 세상이 어두컴컴하다고 느꼈었던 적이 없었다. 그저 끝이 없는 어둠 속에서 손에 잡힌 그 무언 가를 희망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문제는 손을 뻗어 받으려고 하자 두 손은 피투성이였다. 그건 바로 희망이 아닌 죽음으로 모는 칼날이었다. "병실 하나 마련해 주실 수 있어요? 저 피곤해서 좀 쉬어야 할 것 같아요." 민서희의 몸 상태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더 이상 지체해선 안 된다고 판단한 이민준은 바로 코너의 한 병실로 배치해 주었다. 다른 병실, 윤서아는 거울로 본인의 목에 있는 손자국을 확인하자 당시의 공포가 다시금 밀려오는 것만 같았다, 그 여자가 정말로 죽이려고 하다니, 파운데이션으로 자국을 가리려던 찰나 잠시 고민을 하던 윤서아는 그 자국을 본인 손으로 더 세게 눌러 더욱 선명하게 만들고 나서야 다시 병상에 앉았다. 눈매가 매섭고, 이목구비가 날카로운 데다 비주얼이 너무나 훌륭한 병상의 남자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망울엔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순간 박지환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며 희미한 말들을 내뱉고 있었다. "지환 씨? 뭐라고요?" 윤서아는 그의 손을 꽉 잡으며 앞으로 다가갔다. 최대한 그의 입술로 귀를 기울이자 내뱉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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