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장 밤새 추위를 견뎠다니
또?
‘또’라는 말에 이해가 잘되지 않았던 민서희는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은서경이 이내 말을 이었다.
"지환이가 왜 고열로 병을 앓게 되었는지 몰라?"
도통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리가 없는 민서희는 고개를 저었다.
"내 탓도 있지만 아가씨 탓도 꽤 있을 건데?"
은서경은 큰 한숨을 내쉬고 허탈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내가 이젠 나이가 들어서인지 너희 같은 젊은이들이 점점 이해가 안 가, 아가씨가 윤서아와 지환이 사이에 끼어들어 가 있는 이 상황도 나는 받아들이기가 힘들어, 그 때문인지 우리 지환이가 어젯밤 오로지 아가씨를 허락해 달라는 부탁하려고 집에 들렀으니."
무뚝뚝한 표정으로 일관하던 민서희의 얼굴에 한 줄기 의아함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어젯밤에 박지환이 집에 들렀다니? 윤서아와 함께 있었던 거 아니었어?’
은서경이 말을 덧붙였다.
"당연히 나는 그 부탁을 거절했지, 그러니까 워낙 쇠고집이었던 그 녀석이 대문 앞에서 꿋꿋이 버티고 있을 줄이야. 쌀쌀한 바람도 불고 있겠다 좀 버티다 떠나겠지 했더니, 어쩜 그 긴 밤 동안 아무 말 없이 버티고 서 있을 수가 있어."
"뭐... 뭐라고요?"
‘지환 씨가 대문 앞에서 밤새 서 있었다고...?’
그가 그런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 전혀 믿기지도 않고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도 의문인 민서희는 두 손을 문턱에 걸치고 되물었다.
"대체 왜 그랬대요?"
"난들 어찌 알겠니."
은서경은 원망이 섞인 말투로 답했다.
"어릴 때부터 내 말이라 하면 죽는시늉이라도 할 정도로 고분고분 잘 따르던 우리 지환이었는데 어제 난생처음으로 내 말을 거역하고 병에 걸려 쓰러질지언정 문 앞을 떠나지 않았어."
"아마도 두 사람 사이에 더는 끼어들지 말라는 뜻이겠지, 아가씨한테 빚진 걸 꼭 갚아 주고 싶다고 하더라고."
민서희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자 차마 자르지 못했던 손톱이 살을 파고들며 고통이 느껴졌다.
빚이 어디 하나뿐인가? 평생 갚아도 다 갚지 못할 텐데...
다만 찬바람 속에서 그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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