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장 평생 당신의 아이를 가질 리가 없을 거예요
이 시각 박지환이 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의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지환 씨, 전에 하셨던 말 까먹었어요? 당신한테 헛된 희망을 품지 말라면서요? 임신하는 날엔 저를 죽어버리겠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제 발등을 찍으려고요?"
표정이 어두워진 박지환의 눈가엔 복잡함이 섞여 있었다.
확실히 예전의 그는 사리 구분 못하고 허황한 망상만 하는 그녀가 못내 귀찮고 본인 곁에서 떨어져 나갔으면 했었다.
다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민서희가 떠난 후 2년 동안 꿈자리에서 수없이 그녀가 나타났었다.
딱히 뭔진 몰라도 죄책감과 연민이 교차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지금 이 순간 그는 기꺼이 민서희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싶을뿐더러 아이 하나 낳고 싶은 것 또한 진심이다.
"예전에 헛된 망상만 했던 건 사실이잖아, 하지만 지금의 너는 가진 거라곤 쥐뿔도 없고 불쌍해서 말이야. 그래서 네가 갖고 싶은 건 다 해 주고 싶어. 그게 아이일지라도. 적어도 아이가 있으면 말동무도 되어주고 얼마나 좋아. 뭐 보상이라고 해도 좋고..."
"보상?"
듣다 보니 헛웃음이 나와 버린 민서희는 그의 말을 가로채며 줄줄 흘러내리는 눈물도 마다하고 진심 어린 말투로 엄포를 놓았다.
"내가 임신하는 날엔 아이 데리고 같이 자살해 버릴 거니까, 박지환 씨, 내 평생 당신의 아이는 절대 낳지 않을 거니까, 그딴 생각 따윈 꿈도 꾸지 마세요."
전혀 상상도 못 했던 그녀의 말을 듣자 화가 치민 박지환은 눈을 비스듬히 뜨며 입을 열었다. "민서희, 다시 한번 말해 봐."
"약 주세요."
박지환에 비해 민서희는 몹시 평온했다.
"약을 안 주셔도 아기가 생기게 되면 바로 죽어 버릴 거예요, 안 믿기시면 어디 한 번 지켜보세요,"
"너 미쳤어?"
민서희에게 있어서 그 아이는 얼마나 큰 선물이었는데,
그제야 정신을 차린 그는 가슴이 먹먹하고 아려왔다.
"나와의 아기는 냉정하게 죽여 버린 여자가 내 씨를 더 갖고 싶을 리가, 서이준의 아기를 갖고 싶은 거지? 서이준이어야만 흔쾌히 허락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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