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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장 임신하면 낳으면 되지

따지고 보면 문제는 박지환에게 있다, 입만 뻥끗해 주면 될 것인데 말이다, 하지만 민서희는 그걸 원하지 않은 듯하다. 임신을 거부하는 것조차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다면 그녀는 그냥 장난감에 불과 하단 말인가? ...... 얼마 지나지 않아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박지환은 머리가 지끈거리고 무겁기만 했다. 열 기운은 전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을뿐더러 더 심해졌다. 그렇게 깨질 듯이 아픈 머리를 뒤로 하고 힘겹게 두 눈을 뜨자마자 옆자리를 확인했는데, 아무도 없었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심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방을 훑어보다 마침내 소파에 눈길이 잡혔다. 그녀는 비록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소파에 앉아 창밖에 고개를 젖히고 멍하니 앉아만 있었다. 석양에 비친 따스한 빛이 왜소하고 깡마른 그녀를 감싸주고 있는 그 광경이 안쓰럽기 그지없었다. 박지환은 가슴속 한 편이 욱신거렸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아침에 했던 본인의 행동이 얼마나 충동적이었던지를 깨달은 것이다. 어찌 됐든 구급실에서 나온 지도 얼마 안 된 그녀에게 그런 짓을 했으니 짐승이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 침대에서 내려온 그는 옆 캐비닛에 걸친 외투를 들고 그녀에게 걸쳐 주었다. "안 추워? 나랑 누워 있기 싫다 해도 그렇지, 거 손 좀 벌려서 담요 덮을 시간도 없었을까?" 그녀의 손을 만지자 역시나 무척 차가웠다. 그 땜에 이마를 찌푸리자 머리가 더욱 아파졌다. 손을 놓으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민서희가 되려 그의 손을 되잡는 것이었다. 그 순간 심장 박동수가 빨라졌던 박지환은 곧이어 민서희에게서 "이민준 씨더러 피임약 좀 주라고 하면 안 돼요?"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박지환의 마음속에 잠깐 느껴졌던 온기도 기쁨과 희열도 삽시에 사라져 버림과 동시에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기운만이 남아돌았다. 그건 마치 구름 위로 훨훨 활개를 치다 누구의 발에 치여 고속으로 떨어 내려져만 가는 기분이다. 그는 화를 억지로 억누르며 입을 열었다. "내가 잠에서 깨길 고이 기다리며 소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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