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9장 이사회 압력

허나 지금 상황으로는 법정이 아니라 박지환이 문밖에 나가기만 해도 기자들한테 둘러싸이게 된다. 민서희를 처벌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화가 치밀어 오른 박지환은 휴대폰을 부쉈다. 진동연은 가라앉은 표정을 가다듬었다. “보아하니 이번 일은 계획적으로 움직인 것 같아. 여론을 이용해 압력을 가하려는 작정이야.” 그 일들도 사실이라 빠져나오려면 첩첩산중이었다. 이민준이 물었다. “동영상을 지금 내보낼까요?” “안 돼.” 진동연이 답했다. “윤서아가 인정한 상황에서 동영상에 있는 여자가 민서희가 아니라고 해 봤자 더 분노를 사게 돼. 이민준, 일단 사람들을 매수해서 윤서아가 다시는 무대에 오를 수 없다는 여론으로 시선을 옮기도록 해. 윤서아가 어느 정도 화력을 끌어모으고 몇몇 스타들의 스캔들을 터지게 해서 대중의 주의를 끌게 하도록 해. 나머지는 천천히 생각해 보자.” 이민준은 거듭 고개를 끄덕였고 박지환은 주사를 빼냈다. 진동연이 물었다. “어디 가?” “회사.” 박지환의 예상대로 보신그룹 입구에는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이 바글거렸고 그는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회의실로 들어갔더니 이사들은 의외로 나란히 앉아 있었다. 선두에 있는 장 이사는 경멸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우리 대표님이 아주 몇 번이나 회사를 파 도속으로 밀어 넣네요. 잘나신 대표님 덕분에 기업 홍보를 할 필요도 없이 검색어에 오르게 됐네요.” “장 이사님?” 박지환은 그를 바라보며 차갑게 답했다. “제 기억대로라면 이사님은 해외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는 거 아닌가요?” 장 이사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또 그 소린가? 보신그룹이 지금처럼 위업을 이룩할 수 있는 데에는 내 공헌도 있는 거 아니요. 왜 자꾸 우리 가족들을 해외로 내보내려는 거예요!” “그건 제가 아무리 검색어에 많이 오르락내리락한다지만 장 이상님의 그 추문에 의하면 별거 아니잖아요.” 박지환의 옆에 있는 비서에게 눈짓을 했다. “관련 없는 사람들은 회의실에서 내보내.” “네.” 경비원들은 장 이사를 끌어갔고 누군가가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