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4장 민서희 씨가... 죄를 인정했어요

“내가 말했었지. 내가 민서희 씨였었다면 너를 미워하는 게 아니라 죽여버려도 시원찮았을 거라고.” 박지환은 목이 메였다. “내 힘이 닿는 대로 보상하고 있는데 중도에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했어.” 진동연이 답했다. “내 생각엔 이번 일의 유일한 골칫거리는 사람을 밀었다는 게 사실이라는 거야. 윤서아가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민서희 씨한테는 벗어날 기회가 없어.” “근데 윤서아 씨가 크게 다치지 않았고 민서희 씨도 아직 임신 중이라 감옥에 갈 일은 없을 거야. 우리가 유죄 판결을 미루고 증거를 찾는다면 뒤집을 기회가 있어.” 박지환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알아. 촬영한 영상이 흐릿하기도 하고 자리에 있던 손님들이 다 내 편으로 향하고 있으니까 윤서아가 술에 취해서 넘어진 거라고 기억을 혼돈해도...” 진동연은 고개를 끄덕이다 잠시 망설였다. “근데 이것도 민서희 씨의 협조가 필요할 텐데 지금 민서희 씨가 과연 너를 아직도 믿을까?” 박지환이 멍해 있던 그때 이민준이 갑자기 허겁지겁 뛰어 들어와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박지환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곧이어 이민준이 입을 열었다. “대표님, 큰일났어요! 민서희 씨가... 죄를 인정했어요!” 이 소식은 마치 폭탄처럼 두 사람의 가슴에서 터지고 있었다. 박지환은 한스러운 눈빛을 하고 노발대발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라 소파에 뻣뻣하게 앉아 있었다. “죽어버려! 내가 평생 감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이 아이는 절대 세상에 나오게 하지 못할 거니까!” 그 당시 박지환은 그녀의 분노에 완전히 숨을 쉴 수가 없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녀는 이미 이 선택을 하려고 했었던 것이다. 아이를 데리고 감옥에 지언정 더 이상 그와 연루되지 않으려는 결심이었다. 가슴이 욱신거리는 박지환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심장의 위치를 압박하고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러다 한참을 진정하고 있던 그가 고개를 들었더니 진동연의 걱정 어린 눈빛과 마주치게 되었다. “괜찮아?” 사랑에 몸부림치고 절망했